지씨셀 어닝쇼크, 매출·영업익·순이익 '급감'
검체검사서비스 매출 감소, 관계자 지분 투자↑
수익 줄고 , 현금 유출 확대···성장 능력 시험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지씨셀이 실적 쇼크에 빠졌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약 91%, 100% 감소한 것이다. 현금창출능력도 악화되면서 지난해 외부 차입금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씨셀이 실적 부진을 만회할 타개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씨셀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으며 성장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코로나19 엔데믹 기저효과라기엔 실적 악화 폭이 예상보다 클 뿐만 아니라, 확실한 수익성 강화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영업이익·순이익률 2년 만에 각각 20%, 17% 감소
지씨셀이 지난해 매출은 1875억원을 내며 전년(2361억원) 대비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지씨셀의 영업이익은 41억원으로 전년(443억원) 대비 400억원 이상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21.59%에서 2022년 18.75%, 지난해 2.17%를 기록하며 매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약 7900만원으로 전년(242억원)과 비교하면 약 100% 감소했다. 이에 따른 순이익률은 2021년 17.86%에서 지난해 0.04%로 불과 2년 만에 0%대를 기록했다.
지씨셀은 지난 2022년까지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씨셀의 신약 품목인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의 매출은 2022년 약 307억원에서 지난해 349억원으로 증가하며 국내 입지를 강화했다. 이뮨셀엘씨는 지씨셀이 2007년 개발을 완료해 국내 판매 중인 간세포암 세포치료제다. 지씨셀은 이뮨셀엘씨에 대해 간동맥 화학색전술, 췌장암,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한 국내 임상도 전개하고 있다.
◇ 유동성 악화에 외부에서 자금 조달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검체검사서비스 매출이 급감하며 실적 악화에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씨셀의 검체검사서비스 매출은 지난 2022년 1614억원에서 지난해 941억원으로 1년새 약 673억원 감소했다.
지씨셀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금유동성 문제도 대두됐다. 지난해 기준 지씨셀이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6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474억원) 대비 73% 감소한 수치다. 지씨셀은 연구개발비로 지난해와 지난 2022년 각각 289억원, 321억원을 사용했다. 연구개발비와 임직원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는 지난해 기준 511억원을 지출했다.
R&D와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현금 여력이 충분치 않아지자, 지씨셀은 지난해 외부 차입금을 늘렸다. 약 100억원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셀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관계사인 ‘바이오센트릭(BioCentriq)’에 지분 투자를 진행한 것이 현금유출에 일부 작용했다”며 “지난해 6월과 12월 차입금을 조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재무구조 개선책 고민
지씨셀은 검체검사서비스 매출 감소를 방어하고, 임상시험 관련 영업 비용을 충당할 재무구조 개선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씨셀이 세포치료제 개발 부문뿐만 아니라 주요 매출원인 검체검사, 제대혈보관 등의 사업에서도 성장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씨셀은 국내에서만 생산·판매되던 이뮨셀엘씨의 해외 진출로 실적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집중해 기술이전 등의 수익화 기회를 노릴 계획이다. 연구개발 전략을 개편하고자 올해 초 R&D 부문 리더십을 강화하기도 했다.
지씨셀은 지난달 원성용 신임 세포치료연구소장과 강진희 세포치료연구소 최고개발책임자(CDO) 본부장을 새로 영입했다.
지씨셀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이뮨셀엘씨주의 효과가 한국에서 이미 검증된 만큼, 이뮨셀엘씨주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