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다중피해범죄전담부'서 수사···고발인들 “불완전·사기 판매 수사하라”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불완전·사기 판매를 이유로 은행·증권사 관계자를 처벌해달라는 고발 사건 수사가 서울남부지검에서 진행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3일 홍콩H지수 ELS 일부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제기한 고발을 서울남부지검으로 이관했다. 사건은 조세·서민다중피해범죄전담부서인 형사4부(부장검사 박지향)에 배당됐다.
서울남부지검은 사안이 복잡한 금융·증권범죄를 다루는 검찰청이다. 이번 이관은 홍콩H지수 ELS 관련 다른 고발 사건과 함께 사건처리를 위해 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홍콩H지수 ELS 일부 피해자들과 투기자본감시센터, 공익감시민권회의, 금융사기없는세상 등 시민단체는 금융사와 금융당국 관계자 1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배임·횡령, 업무상 배임·횡령, 사기) 위반과 직무 유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홍콩H지수 ELS 상품이 투기적 파생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발인들이 회사의 이익을 위해 고객에게 불법판매를 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는 게 골자다. 주로 KB금융 및 증권사 관계자를 고발했던 고발인들은 향후 다른 은행 및 증권사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고발을 준비중으로 파악됐다.
홍콩H지수는 중국 본토의 경기 및 기업 실적을 반영하는 지수로서 주요 주가지수와 함께 국내 ELS 상품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된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홍콩H지수의 급락을 주요 구성 요소인 기술주의 약세, 글로벌 이슈 및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반영된 것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한다.
은행별 홍콩H지수 ELS 판매 규모는 ▲KB국민은행 8조1200억원 ▲신한은행 2조3600억원 ▲하나은행 2조700억원 ▲NH농협은행 2조600억원 ▲SC제일은행 1조2400억원 ▲우리은행 400억원 등이다.
홍콩H지수 최근 6000선을 돌파해 손실 회복 기대감이 일었으나, 최근 중동 전쟁 등 여파로 다시 지수가 5700대로 후퇴한 상태다. 홍콩H지수가 5700대이면 다섯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ELS의 예상 손실액은 약 2조48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편 은행들은 손실 고객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9일, 신한은행은 지난 4일 손실 고객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6일부터 배상 절차를 진행중이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5일부터 손실 고객들과 배상률 협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