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디바이스 AI로 멀티모달 지원···구글과 협업 지속
온디바이스·클라우드 하나로 묶은 모델도 검토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25 시리즈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차기 버전인 ‘제미나이 나노 2.0’이 탑재될 예정이다. 제미나이 나노 2.0은 ‘멀티모달(Multi Modal, 텍스트·이미지·동영상 등을 동시에 처리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업해 이를 온디바이스 형태로 차기 플래그십폰에 적용해 AI폰 경쟁력을 강화한단 계획이다.
조철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AP S/W 개발팀 팀장(상무)은 17일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반도체포럼 조찬강연회에서 “갤럭시S24의 텍스트 생성 기능은 구글과 협업해서 가져온 ‘제미나이 나노 1.0 버전’을 갖고 일부 기능을 서비스하며 삼성전자에서 만든 모델도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구글과는 제미나이 나노 2.0 버전을 얘기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온디바이스로 적용할지 현재 논의를 시작했다. 구글 제미나이 나노 2.0을 적용한 솔루션은 올해 개발해서 내년 출시되는 갤럭시S25 시리즈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초 생성형 AI 기능을 도입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구글의 제미나이 나노를 안드로이드14 운영체제(OS)의 일부로 처음 적용했다. 제미나이 나노는 온디바이스 최적화 거대언어모델(LLM)이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 ‘제미나이 프로’와 ‘이마젠 2’ 모델도 이번 갤럭시S24에 함께 적용해 온디바이스AI와 클라우드를 병행 지원한다. 실시간 통화 통역과 문자 번역, ‘서클 투 서치’, 사진·영상의 생성형 편집 등 기능이 여기에 해당한다.
조 상무는 “지금 갤럭시S24에서 돌고 있는 모든 AI가 다 기기 안에서 운영되는 것은 아니고, 클라우드에서 지원되는 부분도 있다. 중요한 것은 AI 모델이 현재 묶여 있지 않고 다 분리됐단 것이며, 언제까지 이 둘이 분리돼서 가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 다 장점이 있고 나아가는 길들이 좀 달라서 언젠가는 하나로 묶인 형태의 모델로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모바일 AP칩 ‘엑시노스 2400’을 갤럭시S24에 도입했다. 엑시노스 신제품의 AI 성능은 42TOPS(테라플롭스, 데이터를 1초에 1조번 연산할 수 있는 단위)에 달한다. 전작 대비 14.7배 높은 수준이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향상됐으며, AMD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엑스클립스 940이 탑재됐다.
온디바이스 AI 기능 최적화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이다. 조 상무는 ‘엑시노스 AI 스튜디오’란 개발도구를 만들어 AI 모델 개발과 최적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상무는 “엑시노스 AI 스튜디오를 통해 사람들이 AI 모델을 개발하고, 압축하고, 양자화를 통해 최적화할 수 있는 자동적인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며 “또 모델마다 필요한 오퍼레이션(연산)이 다 달라서 우리 하드웨어에 가장 빠르게 잘 될 수 있는 동작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추천해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작업, 메모리의 연산을 줄이기 위해 최적화한 사이즈의 데이터를 보내는 작업 등도 여기에 다 포함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AI스튜디오 개발에만 200명 정도의 인력을 배정했다. 앞으로 2~3년 내에 규모를 2배 정도로 키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