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완성차 내수 판매 작년대비 12% 감소···해외 판매는 2.3% 늘어
원달러환율 1300원대 넘기며 강세···완성차 수출 비중 늘며 실익 커
증권업계, 현대차 판매량 감소에도 영업이익 증가 전망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완성자동차 업계가 지난 1분기 내수 판매 감소에도 해외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기아의 경우 당초 내수 보다 해외 판매 비중이 높았으며, 최근 GM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중견 3사도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어 내수보다는 해외 실적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원달러환율이 1350원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달러 강세에 따른 완성차 수익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완성차 내수 판매는 32만2211대로 전년대비 12.1% 감소했다. GM을 제외한 완성차 4개사 모두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 완화에 따른 물량 적체 해소 현상에 대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초 전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늘어나면서 이전에 쌓여있던 대기 물량이 빠르게 팔려나갔다. 지난 2022년에는 출고까지 1년 이상 걸렸던 차량들이 지난해엔 생산 정상화로 이전처럼 3개월 이내로 대기 기간이 축소 됐다. 이에 따라 작년에는 내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1분기 내수 판매는 부진했으나 해외 판매는 161만대로 전년대비 2.3% 증가했다. 기아는 소폭 감소, 르노코리아는 신차 부재 영향으로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현대차, GM, KGM 등은 판매량이 작년보다 증가했다.
해외 판매 증가에 더해 달러 강세까지 이어지면서 사실상 완성차 수출액은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완성차 수출액은 103억9710만달러(한화 약 14조원)로 전년대비 9.4% 증가했다.
작년 현대차와 기아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성적이 더 좋은 셈이다.
특히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완성차 기업들의 실익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 환율은 매매기준율 1331.66원으로 작년(1279.60원)보다 오른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는 해외로 판매할 때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강달러는 회사 수익성을 높여주는 핵심 요소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도 달러 강세가 한 몫 거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GM의 경우 수출 물량 대부분이 북미지역인데다 올해 1분기 수출량이 작년보다 50% 가까이 늘어나면서 중견 3사 중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KGM도 올해 내수는 작년대비 반토막이 났지만, 수출은 전년보다 39.2% 증가해 내수 감소분을 상쇄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올 하반기 출시하는 하이브리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하기 때문에 연말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에 따라 증권업계도 올 1분기 현대차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SK증권은 올해 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3.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현대차 매출액은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 SUV·하이브리드 차량 비중 증가, 제네시스 판매 호조 등에 따라 평균 판매단가가 상승해 성장이 예상된다”라며 “영업이익은 평균 환율 상승과 하이브리드의 전기차 대체 효과, 수익성과 판가가 높은 북미 수출 배정 확대 등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화증권은 기아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겠으나,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 및 환율 강세 등 영향으로 6분기 연속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