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보터’ 서대문갑 청년·고령층 혼재···김동아·이용호 재개발 속도 한목소리
연세로 활성화 방안은 정반대 해법···“정권 심판” “힘있는 일꾼” 표심 ‘호소’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서울 서대문갑은 직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됐으나,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이기는 등 유권자들이 상황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스윙보터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대장동 변호사'로 알려진 김동아 후보를, 국민의힘은 재선 국회의원인 이용호 후보를 각각 내세웠다. 서대문갑은 지역 내 연세대와 이화여대가 있고, 노후주거지역도 많아 젊은층과 고령층 표심이 혼재한다.
각 후보들도 이런 지역 특성을 감안, 주거정비와 청년층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제시한 가운데 연세로 활성화 방안을 두고는 후보간 의견이 엇갈렸다. 김 후보는 ‘차 없는 거리’, 이 후보는 ‘차 있는 거리’를 각각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동아 “재개발 조속 추진, 청년주택 건설 촉진”
김 후보는 연희2구역, 홍제동 노후 주거지역, 북아현2·3구역 등 지역 재개발 사업을 시급한 현안으로 봤다. 김 후보는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서대문갑은 서울의 중심지임에도 개발이 상당히 정체돼 있다”며 “특히 노후 주택이 굉장히 많은데, 홍제동, 충현동, 천연동 등은 주민들의 요구가 많은 만큼 재개발의 시동이 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아현동은 1구역 재개발이 완료됐지만 2·3구역은 조합이 결성됐음에도 재개발 진행상황이 더디다”며 “낙후된 지역 재개발을 조속히 추진해 서대문갑 주민들이 좀 더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약속했다.
고령층을 겨냥해선 국회 입성시 건강보험법과 의료법을 개정, 간병 국가 제도화를 통해 간병비를 건강보험에 적용하고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최소 5일, 원하는 어르신 누구나 전국 모든 경로당에서 점심을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연희동 교통섬 부지 대학생 행복주택 진행, 청년 대학생 주거비 지원, 원룸생활자 지원, 자취대학생 생필품 지원 등 청년층 지원 강화 공약도 내놓았다. 김 후보는 “서대문갑에는 신촌동, 연희동을 중심으로 20대 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러나 원룸 하나에 월세가 100만원을 초과하면서 학생들이 학교 앞에 살지 못하고 서대문구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촌 주변에 이런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청년주택 건설이 시급하단 점을 거론한 김 후보는 “연희동에서 진행중인 청년주택 건설을 좀 더 촉진하고, 나아가 경의선 지하화를 통해 발생할 유휴부지에 대규모 청년주택을 짓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내부순환로·경의선 지하화, 서부선 조기착공, 강북횡단선 조속착공 등 교통공약과 홍제역·서대문역·아현역 역세권 개발, 연세로 차없는 거리 복원 등 지역경제 공약도 내놓았다.
◇이용호 “민자유치로 경의선 지하화, 신촌 상권 부활”
이 후보는 자당 출신인 대통령과 서울시장, 서대문구청장과 원팀을 이뤄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하겠단 점을 강조했다. 대표 공약으론 경의선 지하화와 재개발 신속 추진을 제시했다.
경의선 서울역~연희동 구간 지하화로 상부 공간 철도부지 복합개발을 진행, 산학연구단지, K-컬쳐 공연장, 주거시설, 복합문화공간, 체육시설을 조성하겠단 구상이다. 공원, 숲길 등 주민편의시설도 조성해 관광명소화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본지와 통화에서 “경의선 지하화를 우선적으로 하겠다. 서대문을 관통하는 경의선은 다른 노선에 비해 아주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구간”며 “이화여대, 연세대 등 신촌을 지나는 매력적인 구간이라 민자 유치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공간을 통해 대학 스타트업 메카, K-컬쳐 공연장, 청년 문화도시로 만들어 외부에서 많은 분들이 올 수 있도록 해 신촌상권 부활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개발 사업 신속 추진도 주요 공약이다. 북아현2·3구역 재개발, 연희동 공공재개발, 홍제1·2동 역세권 재개발 등을 신속 추진하고 노후 저층주거지역은 주민 의견을 수렴해 모아주택·모아타운 방식으로 추진한단 구상이다.
연세로 차있는 거리 복원, 신촌·이대 지구단위계획 변경, 공연예술 중심지 복원, 창업 콘텐츠 개발 등 신촌·이대 상권 회복 공약, 인왕시장·유진시장 등 홍제권 개발공약, 서부경전철 조기착공·내부순환로 지하화·강북횡단선 예타면제 등 교통공약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지역 유권자들은 주거환경 개선, 자산가치를 올릴 수 있는 재개발에 관심이 많다”며 “재개발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같은당인 오세훈 시장과 이성헌 구청장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 ‘민생 중심 법조인 경험’ vs ‘여당 중진, 지역발전 적임’
김 후보는 실물경제 중심의 법조인 경험, 이 후보는 여당 중진의원이 지닌 정책 추진력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태평양 변호사와 민변 활동을 하면서 민생과 실물 경제 분야를 많이 다뤄봤다”며 “경제주체들 간의 이해가 빈번하게 충돌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그러한 갈등을 법적 혹은 이해관계 조정 등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11년간의 법조인 경험이 지역개발의 조속하고 차질없는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선거란 점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파 한 단 875원이 합리적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현 정권이 왜 국민의 마음을 비껴가는 청개구리 같은 행동만 반복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명확히 알려주고 있다”며 “지난 2년 윤석열 정권의 그릇된 행태를 맹종하거나 침묵했던 여당은 싸늘한 민심을 체감하자 읍소 전략에 나섰다. 하지만 지금 해야 할 것은 읍소를 통한 표 구걸이 아니라 민생 위기, 경제 폭망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또 “지역주민이 무도하고 무자비한 정권에 대한 심판을 내려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반드시 투표해주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지금 총선이 이성적이지 않은 집단 광기적인 선거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재명 사법리스크도 그렇지만 조국 대표는 구속이 예견돼 있다. 그런 상황에서 만든 정당이 큰 지지를 받는 것을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선거는 합리적인 국민 선택에 의해 국회가 구성, 운영될 수 있는지, 나아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고 지켜질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아주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매우 퇴행적으로 가고 있어 국민들이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주권을 행사해야 한단 주장이다.
이 후보는 또 “지난 12년 동안 구청장, 국회의원 등 민주당이 서대문을 장악해 왔는데 인근 종로나 마포에 비해 너무 낙후됐단 상대적 박탈감이 매우 크다. 지역을 발전시킬 경험이 있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왔으면 좋겠단 개발 욕구가 크다”며 “전 이번에 당선되면 집권여당의 3선 중진의원이 된다.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나아가 장관으로 갈 기회가 있기에 지역 발전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 후보는 공정한 절차로 선출됐다 보기 어려운 대장동 변호사이고 경험이 적은 정치 초년이기에 배워가며, 시행착오하면서 서대문 현안을 해결하기엔 서대문 상황이 간단치 않다. 일할 수 있는, 일해본 검증된 후보를 선택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