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예정 금액 7.5兆···야드 밀폐화에만 2.4兆 투입
글로벌 시황불안으로 실적저조, 회사채 등 활용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 그룹이 철강 및 배터리 소재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지속 중이다. 단, 글로벌 경기침체로 시황악화가 계속되면서 주요 자회사가 실적저조 상황을 겪고 있어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 그룹에는 철강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와 배터리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 무역 부문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속해 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총 투자 계획금액은 14조1766억원으로 집행이 완료된 금액은 6조7309억원이다. 설정한 프로젝트에 47.5%만 투입된 상태로 아직 절반 이상인 7조4599억원이 미집행된 상황이다.
전체 투자 계획의 47.9%인 6조7871억원을 철강 부문에 투입된다. 이 중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되는 분야는 원료 야적장(야드) 밀폐화다. 포스코는 제철소의 원료 야드의 전면 밀폐화를 추진해 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야적장을 밀폐화하면 원료가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막아 대기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다. 또 바람이나 비 등 기상환경으로 원료가 오염 및 손실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 10월 시작돼 2027년 8월 종료 예정이다. 총 투자규모는 3조3902억원인데, 현재까지 투입된 자금은 9021억원이다. 앞으로도 2조4881억원이 쓰여야 한다.
포스코 그룹은 철강 사업과 함께 리튬·양극재 등의 생산능력을 확대해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려 한다. 이를 위해 관련 핵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 등에도 대형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에는 지난해 기준 3조5366억원의 투자가 계획돼 있는데, 이 중 39.4%가 완료됐다. 앞으로도 1조7960억원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자금은 포항 및 광양 거점의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에 쓰인다.
문제는 자금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에 철강 등 주요 제품의 판매를 통한 수익으로는 재원 마련이 어렵다. 포스코의 캐시카우인 철강 부문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63조5490억원, 영업이익 2조5570억원 등이다. 태풍 힌남노 직격탄으로 어려움을 겪은 2022년보다 악화된 성적이다.
철강 부문의 실적 악화는 그룹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전기차 시장의 성장둔화에 이차전지 수요가 급감해 부진한 실정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조5310억원으로 전년(4조8500억원) 대비 27.2% 줄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2021년(9조3810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투자 부족 자금이 회사채 등으로 마련될 것으로 본다. 예정된 설비 투자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장인화 포스코 신임 회장의 취임에 앞서 이사회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회사채 등의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져왔다.
단,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인화 회장의 취임이 확정된 만큼 조만간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에 관한 논의가 진행돼 실시될 것으로 전망한다. 회사채 발행량이 크게 늘어나면 차환 및 이자부담이 상당할 수 있지만, 포스코 측은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의 변화를 목표로 내건 만큼 자금조달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각 회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환경 및 시장변화에 맞춰 적정한 투자를 진행한다는 기본 방침에 변화는 없다”며 “적정한 수준의 차입금 및 회사채 한도를 유지하는 방향에서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