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낙찰가 4301억원으로 당초 예상 대비 5배↑
통신3사 할당 당시 대비로도 두배 높아···‘승자의저주’ 우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스테이지엑스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과점체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됐다. 14년만에 선정된 제4이통 사업자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과점 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8차례 걸쳐 선정 작업에 나섰으나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스테이지엑스는 국내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 등 3대 목표를 두고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에 나선단 방침이다.
다만 최종 낙찰가가 당초 예상치 대비로는 8배 이상, 2018년 통신3사의 할당가 대비로는 2배 이상 높게 결정되면서,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회사는 이통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 절감 등을 고려하면 사업성 확보가 가능하단 입장이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5일에 걸친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경매를 통해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스테이지엑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1단계 다중라온드오름입찰(39~50라운드) 과정에서 경쟁 사업자인 마이모바일 컨소시엄보다 높은 4301억원의 최고입찰액을 제시했다. 당초 정부가 설정한 최저경쟁가격(742억원) 대비 5.8배가량 올랐다.
이번 주파수 경매는 상대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른 사업자가 해당 라운드의 승자가 되는 오름차순 경매로 50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이날 50라운드를 모두 거치고도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아 오후 7시부터 2단계 밀봉입찰을 진행했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할당 대상이 결정됨에 따라 할당 통지에 필요한 서류(주파수 할당 대가 납부 증거서류, 할당 조건 이행각서, 법인설립등기) 등을 안내하고, 할당대상법인이 빠른 시일내에 이를 준비해 주파수 할당 통지 및 기간통신사업 등록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신청법인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28㎓ 대역 할당대상법인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조기 안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는 스테이지엑스는 할당일로부터 3년차까지 전국에 기지국 6000개국을 의무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알뜰폰 회사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은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번에 할당받은 28㎓ 주파수 대역을 포함한 중저가 단말의 자체 라인업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애플, 구글, 폭스콘 등과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 계열사와도 손을 잡았다.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는 “5G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부각시키고, 시장에도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 낙찰가가 당초 업계 예상 대비 높게 형성되면서 ’승자의 저주‘ 우려도 제기된다. 통신3사가 해당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고도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반납했단 점을 고려하면, 스테이지엑스 역시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다. 앞서 통신3사는 2018년 28㎓ 대역을 2073억~2078억원에 할당받았다가, 할당 조건인 기지국 1만5000개국을 구축하지 못해 지난해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제4이통 사업자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며 “28㎓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및 기술, 그리고 부가가치를 반영한 미래가치를 고려해 경매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테이지엑스가 도모할 온라인 기반의 이통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절감 측면까지 감안한다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