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주사제 라인 줄여, 투자 대비 낮은 효율 원인···1년간 93명 직원 증가로 수익성 악화
코대원에스시럽은 연간 처방액 첫 500억원 돌파···펠루비 등 고매출 품목 올해 실적 관심
업계 “코로나, 독감, 감기 유행 후 올 실적이 진짜”···주요 품목 영업 강화 가능성 배제 못해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가 주사제 생산 축소를 통한 효율 경영으로 전문의약품 실적을 제고시킬지 주목된다. 지난해 처방액 500억원을 돌파한 전문약이 처음 나온 대원제약 실적이 향후 변화를 겪을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백승호 회장 장남인 백인환 경영총괄 사장을 지난 19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대원제약은 창업주 고(故) 백부현 회장 장남 백승호 회장과 차남 백승열 부회장이 회사를 경영해왔는데 백 회장이 물러나면서 백 사장이 대표에 오른 것이다. 1984년생인 백 대표는 지난 2011년 대원제약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 해외사업부와 헬스케어사업부, 신성장추진단, 마케팅본부를 이끌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이사 사장. / 사진=대원제약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이사 사장. / 사진=대원제약

백 대표의 대원제약 경영에서 최근 눈길을 끄는 것은 효율성이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지난해 매출 5000억원 돌파를 관측하며 향후 1조원 달성을 주목하고 있다. 참고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지난해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5196억원이다. 하지만 경영을 책임진 백 대표 입장에선 매출과 함께 수익성을 중시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원제약은 2023년 3분기 누적 4861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8.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8억원을 기록하며 33.4% 하락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대원제약은 경영권 승계와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유능한 외부 전문 인력 영입에 주력했다”며 “이제 효율성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을 추진할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참고로 대원제약 직원수는 2022년 3분기 말 1081명에서 2023년 3분기 말 1174명으로 늘어났다. 

대원제약이 최근 주사제 제조를 줄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원제약에 따르면 최근 프리폴 바이알을 제외한 기존 주사제 생산을 중단하거나 외부에 위탁을 줬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주사제 제조 라인을 축소한 이유는 설비투자 대비 효율이 낮았고 주사제에 대한 규제 강화 때문”이라며 “전략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원제약은 진천공장과 향남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진천공장에선 ‘코대원’을 비롯한 내용액제를 생산하고 있다. 반면 향남공장은 펠루비를 비롯, 정제와 캡슐제, 내용액제, 주사제 등을 제조하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대원제약의 주사제 매출 비중은 그동안 높지 않았으며 품목 수도 소규모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대원제약은 지난해 처방액이 500억원을 돌파한 품목이 나온 시점이어서 주요 품목 위주로 영업 등 경영전략을 수행할 때가 됐다는 분석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대원제약 ‘코대원에스시럽’ 처방액은 전년 342억원 대비 51% 증가한 518억원을 지난해 기록하며 진해거담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그동안 진해거담제 코대원에스시럽과 코대원포르테가 점유율이 높았고 매출이 많았지만 처방액이 500억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라는 회사 입장이다. 참고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코대원에스시럽과 코대원포르테를 합친 매출은 511억원으로 회사 전체의 13.24%를 차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처방액 500억원 돌파 품목이 나온 것은 최근 수년간 대원제약이 전문약 처방에 공을 들인 결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원제약에 따르면 현재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품목은 코대원에스시럽 외에도 해열진통소염제 ‘펠루비’, 중추신경용약 ‘알포콜린’, 해독제 ‘레나메진’ 등이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티지페논정’이 지난해 10월 13억원 처방액을 기록하며 피브레이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점도 눈길을 끈다. 티지페논정은 지난해 3분기 누적 99억원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짜 먹는 감기약 ‘콜대원’의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대로 추산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중 지난해 매출 400억원 돌파 여부가 주목되는 펠루비의 경우 독감, 감기 환자 증가가 판매 호조 원인으로 꼽혀 특히 올해 판매 상황이 주목된다. 백 대표가 직접 마케팅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콜대원은 간편하게 휴대하며 물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을 홍보한 광고를 이어가고 있어 올해도 매출을 늘릴 지 주목된다. 결국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가 주사제 생산을 축소하는 등 효율적 경영을 주목하는 것이 파악됐다. 이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요 전문약 영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수년간 코로나와 독감, 감기 등 호흡기질환 유행이 대원제약 매출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올해 실적을 진짜로 볼 수 있다”며 “대원제약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주요 품목 영업 비중을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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