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일 전 차관 부인은 환경부 출신 박미자 원장···조규홍 장관 배우자는 식약처 과장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현직 부부 차관을 탄생시킨 보건복지부에 적지 않은 부부 관료가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부 관료의 경우 사명감과 책임감이 강하다는 긍정 평가가 적지 않아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7일 차관 인사를 단행하며 여성가족부 차관에 신영숙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임명했다. 신영숙 차관은 인적관리 분야에서 역량을 쌓은 정통행정관료다. 지난 1993년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인사혁신처에서 인사조직과장, 공무원노사협력관, 인사관리국장 등 주로 인적자원 관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대통령비서실에도 파견돼 인사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같은 인사와 조직 관리 전문성과 공직 경험을 토대로 여가부 조직개편을 수행함과 동시에 조직을 안정감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신 차관은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 배우자여서 현직 부부 차관 탄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신 차관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부부 차관급’이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번에는 ‘부부 차관’이 된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 차관과 신 차관은 행시 37회 동기로 지난 1994년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할 때 만났다. 이후 신 차관이 쌍문동 정의여고를 졸업한 인연으로 부부는 1996년 강북 수유리 지역 다세대주택에서 전세로 신접살림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강북 지역에서 주로 거주했던 그들은 경기도 과천으로 이주, 현재도 살고 있다. 이 차관이 5남매 중 장남인 탓에 신 차관은 시동생도 보살폈다고 한다. 그는 홀시어머니가 사망할 때까지 직접 모시고 살았다. 시어머니가 작고한 2006년 이후 신 차관은 친정 아버지를 부양하며 효부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현직 부부 차관 중 한 명이 복지부에서 배출된 상황에서 그동안 부부 관료가 적지 않았고 현재도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양성일 전 복지부 제1차관과 박미자 전주시정연구원장을 들 수 있다. 행시 35회 동기인 양 전 차관과 박 원장은 복지부에서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결혼 후 복지부를 떠난 박 원장은 환경부로 자리를 옮겨 물환경정책국장, 새만금지방환경청장, 주중화인민공화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원주지방환경청장, 4대강조사평가단장, 대통령비서실 기후환경비서관으로 활동했다.
지난 9월 전주시정연구원 초대 원장에 발탁된 그는 전주시 미래 청사진 제시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복지부에서 인사과장과 대변인, 연금정책국장, 장애인정책국장, 건강정책국장, 보건산업정책국장, 인구정책실장, 사회복지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양 전 차관은 현재 고려대 보건대학원 특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부부 관료로 꼽힌다. 조 장관 배우자 이혜영 연구관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영양기능연구과장으로 근무하는 것이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그는 식약처에 연구사로 입사한 후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수입식품분석과장, 식품위해평가부 영양기능팀장 등을 역임했다. 권오상 전 식약처 차장 배우자는 복지부에 근무하는 이선영 사회서비스정책과장이다. 박미자 원장 사례와 동일하게 권 전 차장도 복지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권 전 차장 부부는 행시 동기(43회) 사이다.
이밖에도 모 국장 등 복지부에 부부 관료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부부 관료 두 명 모두 복지부에 근무하는 사례도 파악된다. 단, 정무직과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을 제외하고 고위공무원 나급(구 2급)부터는 사생활을 고려해 배우자 공개는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복지부 직원들은 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판사나 검사까지 범위를 확대할 경우 부부 관료는 부에 적지 않은 규모”라며 “그들은 공무원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복지부 관계자는 “과거 부부 관료 중 한 명이 복지부를 떠난 원인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부부가 현재 복지부에 근무하고 있다면 그들이 같은 부처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