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캐파 확대 및 1b 나노 기반 DDR5 전환 속도
“낸드 신규 투자 얘기 없어···쓰던 장비 이설·개조해서 사용”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해 연초 투자를 D램 선단 공정 중심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양사는 5세대 10나노급 공정(1b)의 DDR5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한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기 위한 반도체 장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낸드플래시에 대한 투자 계획은 아직 명확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236단 8세대 V낸드를, SK하이닉스는 238단 제품으로의 선단 공장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 3공장(P3)과 천안 반도체 패키지 공장에서 HBM 신규 장비 발주를 늘리고 있다. P3 공장에서 국내외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들을 대상으로 HBM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D램용 테스트 장비를 계속해서 들여오고 있으며, 천안공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HBM을 생산하기 위한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추후 신규 장비 투입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 공급 역량을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 연말과 내년 초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들로의 HBM3(4세대) 공급이 본격화되고, HBM3E(5세대) 양산화를 위한 의미 있는 성과도 이룰 전망”이라며, “이를 위한 HBM의 캐파도 현재 대비 2배 이상 급등하며, 삼성전자의 HBM3 우려가 점차 완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공장에 신규 HBM 라인을 구축해 내년부터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기존에 HBM을 주력으로 생산하던 이천공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청주 공장을 활용키로 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청주 공장에서 열압착(TC) 본더 등 HBM 양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발주를 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5세대(1b) 나노미터 D램 전환을 위한 장비 투입도 내년 초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b는 업계 최선단인 12나노급 공정으로 개발된 제품으로, 이전 세대(1a) 대비 생산성은 20%, 소비 전력은 23%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D램의 경우 올 연말을 넘어가면서 공급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 1b 나노 투자를 빠르게 가져가야 하는 상황은 맞다”며 “내년 초 1b 나노 전환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면 신규 레이어가 생기면서 장비 등 교체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D램에서 월 2만장 수준의 장비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1b 나노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1b 나노 기반 DDR5와 LPDDR5X 등 첨단 공정 제품의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SK하이닉스 또한 내년 말까지 10나노급 4세대(1a) 나노와 1b 나노의 생산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계획했다.
반면 낸드 선단 공정에 대한 투자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리스트에 등재되면서 향후 중국 시안 공장에서의 낸드 공정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장비 발주 등 구체적인 얘기는 아직 없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서 전체 생산 낸드플래시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은 전반적으로 투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쓰던 장비들을 이설하거나 개조해서 사용하는 추세이지, 신규 투자에 관한 얘기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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