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북미 생산시설 설립 가시화···"미국 해저케이블 수요 대응"
대한전선,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 중
북미 고전압 케이블 시장 규모 급성장

LS전선아시아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 /사진=LS전선
LS전선아시아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 /사진=LS전선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LS전선, 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업체들이 고부가 전력케이블 수요가 높은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서 인프라 투자로 전력망 구축 수요가 증가한 데다 미국과 유럽의 해상풍력 투자 확대에 따라 해저케이블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을 대비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미국 내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증가하는 미국 해저케이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현지에 신규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북미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S전선은 미국에 ‘LS 그린링크(GreenLink) USA Inc’라는 이름으로 자회사를 신설했다. 

LS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사업 확대 차원에서 미국 투자를 검토 중이며, 투자 결정이 임박한 상황”이라며 “투자와 관련한 금액 규모, 공장부지 등 세부 사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LS전선은 미국 외에도 유럽(영국), 베트남 등에 생산설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자회사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PTSC와 현지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함께 검토 중이다. LS전선아시아는 기존 제품인 전력 및 통신 케이블보다는 해저케이블과 희토류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명도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LS에코에너지’로 변경한다.

대한전선도 생산시설 확대를 추진 중이다. 대한전선은 쿠웨이트 최초의 광케이블 생산 공장을 하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베트남, 남아공, 사우디의 해외 생산거점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중동 등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대규모 해저케이블 시장 공략을 위해서 올해 말을 목표로 충남 당진의 고대부두 배후부지에 공장도 건설 중이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미국과 유럽, 중동 등 주요 국가에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전선업계가 본격적으로 생산시설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 수주잔고도 1년 새 크게 증가하며 일감이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LS전선 및 자회사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3조2326억) 대비 35.1% 증가한 4조3677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전선도 전년 동기 대비 20.5% 늘어난 1조6288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개화함에 따라 고전압 해저케이블 수요 역시 함께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기업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북미 고전압 케이블 시장 규모는 지난해 51억6300만달러에서 올해 70억5800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성장률은 5.7%에 이른다. 

해저케이블은 일반 케이블 대비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LS전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력선의 국내 가격은 톤(t) 당 3550만원, 수출 가격은 t 당2205만원으로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LS전선 관계자는 “수출 물량 중 상당수가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의 초고압케이블이 차지한다”며 “고부가 신제품의 주요 시장이 해외 시장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LS전선과 대한전선 양사의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도 향후 실적 성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성장성이 낮은 국내 시장과 달리 해외 시장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압 전력케이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LS전선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0.2%, 대한전선은 올 상반기 기준 31%에 달한다.

한편 LS전선은 수직계열화를 통한 수주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8월 LS전선은 KT로부터 LS마린솔루션 지분 24.3%를 매입, 총 45.69%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해상풍력 단지 내 ‘해저케이블 납품-시공-유지보수’에 이르는 턴키(통합발주) 솔루션이 보다 고도화됐다는 평가다. 양사는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인 ‘안마 해상풍력사업’의 우선 사업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 경험을 발판 삼아 해외 사업 수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