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목표주가 18%가량 높여 잡아···내년 이익 성장 및 AI 사업 성과 기대감 반영
일각선 “사법 리스크 남아 있어 보수적 접근해야” 의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기나긴 하락세를 보였던 카카오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목표가 상향 보고서가 8개월 만에 처음 나와 주목된다. 내년 실적 회복과 AI(인공지능) 모멘텀을 감안했을 때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다만, 대주주와 자회사 관련 대외 악재 해소가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이날 ‘높아진 회복 가시성에 대응할 때’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5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18%가량 높였다. 카카오의 전 거래일 종가가 5만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27.8%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투자의견은 종전에 제시한 ‘매수’(Buy)를 유지했다.

카카오의 목표주가 상향 사례는 8개월 만에 처음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보고서 중에서 목표가 상향 제시는 올해 3월 말 키움증권에서 나온 다음 자취를 감췄었다. 이후 발간된 696건의 보고서 중에서 대다수가 목표가 유지였고 51건은 목표가를 내린 보고서들이었다.

이는 그만큼 카카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다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 주가 역시 힘을 쓰지 못했는데 올해 2월 9일 장중 7만1300원까지 올랐던 카카오 주가는 지난달 27일 장중 3만7300원까지 내렸다. 이후 5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카카오 주가가 2021년 6월 18만원에 육박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이 같은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은 카카오의 내년 실적 회복과 AI(인공지능) 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요소로 꼽았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내년 카카오의 연결 영업이익은 7169억원으로 올해 대비 54%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시장 변화에 따른 사업부 조정 및 AI 투자로 매출 대비 비용 증가분이 컸는데 내년은 자원 재배치 효과와 투자 증분 부담이 경감돼 매출 증가가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AI 사업과 관련해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초거대 AI 모델과 관련해 외부 모델을 활용하는 비용 경감형 소프트웨어 개발로 선회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며 “현재는 프리미엄 반영이 어렵지만 향후 ‘KoGPT’(카카오의 초거대 AI 언어모델)를 비롯한 공개된 소프트웨어의 수익화와 비용 효율화 수준에 따라 AI 테마에 대한 카카오의 노출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투자 심리가 완연히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카카오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것이 주된 근거로 제시된다. 카카오 그룹의 최대주주와 일부 경영진들은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분식회계 의혹으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은 마무리 단계”라면서도 “최근의 대외 악재는 자회사 상장 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자회사 지분가치 부각을 지연시켜 할인율 확대 요인이 된다. 이슈의 방향성에 따라 할인율의 추가 확대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해당 이슈의 종료 시점을 확인한 후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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