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 시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 박탈 가능성 
카카오뱅크 주가 추가 상승 동력 놓고 시선 엇갈려···지배구조 및 성장 부문서 불확실성 제기
호실적 주효···감독당국 처벌 확정해도 행정소송 등으로 수년 소요 불가피
장기적 시계로 전개 방향 주시···리스크 예민 투심 고려해 카카오뱅크 주가 출렁일 공산 커

카카오뱅크 주가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카카오뱅크 주가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불거진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을 경우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및 성장 부문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대주주 리스크와 관련해 영업 우려가 없다고 사측이 일축한 만큼 호실적을 토대로 투자심리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6000원에 마감했다. 전날과 비교했을 때 변화는 없었지만 직전 대비 8.79%(2100원) 상승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2만41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지난 8월 3만500원을 기록한 후 23% 넘게 하락한 바 있다. 지난달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1만7970원까지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기도 했으나 곧 회복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추가 상승 동력을 두고 업계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추가 상승 전망은 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27.17% 보유한 대주주다. 국내 최초로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으로서 은행 1대 주주가 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엄격한 대주주 요건을 적용받는다.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는 조건이 그 중 하나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따르면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령의 위반(이번 사례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을 경우 인터넷은행 지분의 10%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했다. 즉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 가운데 17.17%를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범죄혐의가 입증되면 카카오가 가진 카카오뱅크 지분 17%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 회사 주식의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를 적용해 김 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법무법인 변호사 2명 등 모두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특사경은 카카오 측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자였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여원을 투입해 주가 조작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당시 하이브는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25%를 확보하려 했으나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12만원을 웃돌면서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바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카카오 법인도 양벌 규정을 적용해 함께 기소한 상태다. 양벌 규정은 법률을 위반한 사람이 소속한 법인 등이 주의와 감독을 하지 않았을 경우 법인도 함께 형사처벌을 받는 규정이다.

그럼에도 주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감독당국이 처벌을 확정한다고 하더라도 행정소송 등으로 수년이 소요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 지분이 매각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현재 주가 상승 이유로는 호실적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8일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8% 늘었다고 공시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누적 영업이익은 37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5% 뛰었다.

실적 개선은 지속적인 고객수·모바일 트래픽 증가에 따른 여수신 증가 등 뱅킹 비즈니스 성장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 카카오뱅크 측의 설명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장기적으로도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비즈니스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관련해 영업에 대한 우려나 이런 걱정을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설령 카카오가 각종 행정소송 등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지배력을 유지한다고 해도 성장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간판을 온전히 지킨다 하더라도 새로운 사업에는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되기 직전 카카오페이, 하나금융지주, 삼성금융계열사 등이 관련 면허를 받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적인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수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인 시계로 향후 전개방향을 주시해야 한다"며 "리스크에 예민한 투심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 주가가 계속 출렁거릴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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