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뮤노반트, HL161ANS 고용량 임상 1상 결과 곧 발표···긍정적 결과 도출 시 2상 착수 전망
한올, 안구건조증 물질 HL036 세 번째 3상 설계···효과 확인 셔머테스트 1차 지표 전환 관측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파트너사와 한올이 각각 진행하는 자가면역치료제 후보물질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가면역약 1상의 일부 결과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업계는 안구건조증약 세 번째 임상 3상을 설계하는 한올의 내년 착수 여부를 지켜보는 상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파트너사 ‘이뮤노반트’는 조만간 ‘HL161ANS’ 임상 1상 중 고용량(600mg) 결과를 공개할 예정으로 파악된다. 일단 발표는 확실한 상황이다. 한올 관계자는 “올해안으로 이뮤노반트가 공개할 방침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한올은 이뮤노반트 모회사인 ‘로이반트’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HL161ANS와 ‘HL161(성분명 바토클리맙)’을 기술 이전한 바 있다. HL161ANS 핵심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FcRn이란 수용체를 억제한다는 점이다.
이뮤노반트가 진행한 임상 1상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HL161ANS 피하주사제를 300mg, 600mg 등 2가지 용량으로 투여하는 단회용량상승시험과 2가지 용량을 주 1회 4주간 투여하며 적정 용량을 평가하는 다중용량상승시험으로 구성됐다. 지난 9월 발표된 단회용량상승시험 결과에서 HL161ANS는 HL161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의 항체 저해 효능을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부작용이 경도 또는 중등도로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나타냈다. 저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트롤 증가와 알부민 수치 감소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당시 다중용량상승시험 결과 중 300mg 투여 데이터도 공개됐다. HL161ANS 300mg을 주 1회 4주간 투약한 결과, 혈중 항체가 63% 감소했으며 알부민 감소나 콜레스트롤 상승은 관찰되지 않았다. 현재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뮤노반트가 진행한 600mg 다중용량상승시험 결과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9월 공개된 데이터는 긍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데 고용량 임상 결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에 제약업계는 공식 발표 후 평가하겠다는 입장이 적지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저용량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어서 고용량도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라며 “만약 고용량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면 이뮤노반트가 향후 임상 2상을 추진할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올바이오파마도 1상 결과 발표에 이어 이뮤노반트가 임상 2상 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임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파트너사가 임상을 진행하는 자가면역치료제 후보물질과 달리 한올바이오파마가 독자적으로 하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은 국내 다른 업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그동안 두 번 실패했던 안구건조증 신약후보물질 ‘HL036’의 임상 3상 도전 확인을 유보하고 있다. 현재 임상 설계를 진행할 뿐 3상 착수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한올이 지난 5월 공개한 3상 결과를 아쉬워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 설계를 하는 사실을 감안하면 내년 초 미국에서 다시 3상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한올의 첫 HL036 미국 임상 3상 결과는 2020년 1월 발표됐고 2021년 11월 두 번째 임상 3상을 개시해 그 결과가 올 5월 나왔다”라며 “세 번째 도전은 사실상 결정됐으며 시기는 내년 상반기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임상 3상 설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두 번째 3상 결과를 분석해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차 평가지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한 2차 평가지표에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파악된다. 즉 개선이 확인된 2차 평가지표 중 하나인 눈물분비량 검사(셔머테스트)를 1차 평가지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구건조증 환자의 눈물 분비량을 측정하는 셔머테스트는 3cm 길이 종이를 아래 눈꺼풀 밑에 걸쳐 놓고 5분간 적셔진 종이 길이를 측정하는 방법을 지칭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쉽게 설명하면 한올바이오파마는 그동안 진행한 임상 3상에서 개선 효과가 확인돼 비교적 자신 있는 셔머테스트에 비중을 두고 1차 평가지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쉽지 않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승부수를 띄우는 한올 의지를 읽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개발 난이도가 높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특성상 한올바이오파마 도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의 경우 다른 질환에 비해 발병 원인이 다양한 편이다. 이에 지표 설정이 어려운 상황이고 효능 입증도 까다로워 글로벌 제약사도 개발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한올바이오파마의 R&D(연구개발) 비용은 이미 지난해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 2021년 151억원에 이어 2022년 215억원을 기록한 한올의 R&D비는 올 3분기 누적 23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올 매출에서 R&D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3.21%를 기록한 상황이다.
결국 한올바이오파마와 관련 있는 신약후보물질 2개가 각각 임상 결과 공개와 내년 세 번째 도전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인 다른 제약사들도 당분간 한올 움직임을 주목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글로벌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이 확대 추세이고 자가면역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아 한올바이오파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많은 비용이 필요한 미국 임상에서 일정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