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시장 확대, 개발은 어려워···한올 첫 번째 임상 3상 실패, 유효성 입증 불발 
한올, 각막 가운데 부분 주 평가지표로 설정···“상반기 내 HL036 3상 결과 발표”

박수진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이사. / 사진=한올
박수진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이사. / 사진=한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취임한 박수진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가 현안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임상 3상 결과에 만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 한올은 임상 3상에 한번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 3상은 중요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최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박수진 대웅제약 ETC 영업본부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1972년생인 박 대표는 동아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웅제약 입사 후 20년 이상 병의원 대상 전문의약품 영업, 마케팅, 시장 분석 등 영업 활동 전반을 이끌어온 베테랑이다. 향후 박 대표는 한올바이오파마 영업마케팅본부와 관리본부, 생산본부 등 국내 제약 사업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대웅제약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에 취임한 후 업무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올에는 R&D(연구개발)를 중심으로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조만간 공개 예정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HL036’ 임상 3상 결과가 주목받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HL036 임상 3상 결과를 거론하는 빈도가 높아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 키움증권은 최근 제약 바이오업계 이벤트로 4월 한올바이오파마 안구건조증 3상 데이터 발표와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 시 바이오 기업 참석 여부, 5월 셀트리온 그룹의 휴미라 시밀러 FDA(식품의약국) 승인 여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IBK투자증권도 지난달 “상반기 내 HL036 임상 3상 결과 발표에 따른 모멘텀이 존재한다”며 “우수 결과 발표 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처럼 제약업계는 물론 증권가가 한올바이오파마 HL036 임상 3상 결과를 주목하는 원인은 2가지 차원으로 접근 가능하다. 우선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이 확대 추세지만 치료제 개발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안구건조증은 과도한 눈물 증발이나 수분 부족으로 안구 표면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은 눈 시림과 자극감, 이물감 등이다. 최악의 경우 시력 손상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전자기기 사용이 늘고 미세먼지 등 대기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전 세계 안구건조증 환자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52억 달러에서 오는 2027년 65억 달러로 성장이 전망된다. 

이같은 시장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FDA가 허가해준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애브비의 ‘레스타시스’ ▲노바티스의 ‘자이드라’ ▲칼라 파마슈티컬스의 ‘에이수비스’ ▲오이스터 포인트 파마의 ‘티어바야’ 등 4개로 집계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확대 추세인데 치료제가 많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라며 “현재 출시돼있는 의약품도 환자 입장에서 불만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구건조증 발병 원인이나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마다 치료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다른 질환과 비교했을 때 약효를 수치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구건조증 환자는 대부분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데 해당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복용하는 약물이 오히려 안구건조증을 악화하는 사례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발이 어렵고 출시 후 일부 환자들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점이 안구건조증 치료제 특징으로 꼽힌다. 치료제 개발 난이도는 한올바이오파마 임상시험에서도 입증됐다. 한올이 진행한 HL036의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에서는 주 평가지표인 각막 하단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바 있다. 이같은 사실은 2020년 1월 발표됐다. 이어 한올은 다음 해인 2021년 11월 두 번째 임상 3상에 착수했다. 실패한 첫 번째 임상을 참고해 이번에는 각막 가운데 부분을 주 평가지표로 설정, 임상을 진행했다. 한올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로 HL036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고 확인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도전하는 임상 3상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며 “일각에서는 HL036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는 말도 나오지만 일단 두 번째 3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최근 취임한 박수진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에게 올 상반기 내 발표될 HL036 미국 임상 3상 결과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는 주로 영업마케팅과 생산을 맡고 있지만 박 대표 경영을 평가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HL036 임상 3상 결과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차원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 업체들도 한올바이오파마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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