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신고 확산으로 치료제나 효과 문의···회사 “항히스타민 제제나 스테로이드 외용제 보유”
동구바이오, 문의와 매출 연결은 신중 입장···동성제약과 경남제약은 살충제 매출로 특수 
동구바이오제약, 피부과 시장 점유율 1위···업계 “국민들 불안해 하지 말아야”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중견제약사인 동구바이오제약이 최근 빈대 공포로 인한 피부과 의약품 문의 쇄도에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이같은 관심과 문의전화가 매출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전국 각지에서 빈대가 출몰하면서 국민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빈대 정부합동대책본부’가 출범하며 국가적 차원으로 대처하고 있다. 지난 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등에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 건수는 30여건이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이나 우려는 심각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빈대는 감염병을 매개하지는 않지만 주로 밤에 사람 피를 빨아 수면을 방해하고 가려움증과 피부 감염증을 유발하는 해충이다.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최대 10일이 걸릴 수도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질병청은 빈대에 물렸을 땐 우선 물과 비누로 씻고 증상에 따른 치료법과 의약품 처방을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같은 빈대 공포가 확산함에 따라 빈대에 물렸거나 물리지 않았더라도 가려움이나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국민은 몇몇 제약사에 빈대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 사례도 파악된다. 피부과 품목을 생산하는 동구바이오제약도 최근 문의전화가 걸려오는 제약사에 포함된다. 

동구바이오제약에 따르면 주요 문의는 빈대 치료제 출시 여부나 혹시 빈대에 물렸을 경우 효과 있는 의약품 관련 내용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내에는 출시된 빈대 치료제가 없는 상황으로 파악되며 벌레 물린 데 효과 있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는 회사측 전언이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최근 빈대 공포가 확산되면서 항히스타민 제제나 스테로이드 외용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구체적 내용을 묻는 문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항히스타민 제제란 두드러기, 발적,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성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히스타민’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지칭한다. 각종 알레르기증, 알러지성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이나 코 주변 가려움증, 피부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 등 다양한 증상을 억제하는 데 사용한다. 회사측은 항히스타민 제제 대표품목은 ‘알레스틴정’이며 스테로이드 외용제로 ‘코디케어’ 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경구제인 알레스틴정은 두드러기, 습진, 피부염, 피부가려움, 가려움발진, 가려움을 동반한 보통건선에 효과가 있으며 작용 발현 시간이 빠른 특징이 있다. 코디케어는 바르는 의약품이다.  

단, 동구바이오제약은 최근 자사 항히스타민 제제나 스테로이드 외용제에 대한 관심이나 문의전화를 매출과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관행을 보면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매출로 연결된 사례는 있었지만 최근 빈대 공포는 불투명해 아직 섣불리 예상하기 힘들다”며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오는 상황은 맞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같은 동구바이오제약 상황은 빈대 특수를 누리고 있는 동성제약, 경남제약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동성제약의 경우 최근 빈대 공포로 인해 무독성 살충제 ‘동성 비오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배 가량 급증하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스위스 제스몬드사가 개발한 무색 무취 살충제 동성비오킬은 해충 신경계를 마비시켜 탈진 및 박멸시키는 독특한 작용 기전으로 1회 분사 후 4주간 살충 효과를 지속한다. 경남제약의 모기·진드기 기피제 ‘모스펜스’도 최근 판매량이 전년대비 3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성제약과 경남제약은 살충제 매출이 급증하는 사례이고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 의약품이어서 일부 차이는 있다”며 “최근 제약사에 걸려오는 문의전화가 매출로 연결될지는 향후 확산 여부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바이오제약에 빈대 관련 문의가 접수되는 상황은 피부과 의약품 시장의 높은 점유율도 감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에 따르면 원외처방금액 기준으로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점유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2020년 182억원에 이어 2021년 194억원, 2022년 216억원 처방액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올해 피부과 품목 매출 목표를 지난해 대비 두자릿수 성장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결국 피부과 치료제를 보유한 동구바이오제약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매출로 연결될지는 빈대 공포 확산이 얼마나 진행되고 확산되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성제약 등 일부 업체가 판매하는 살충제 매출도 관심사로 부상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합동대책본부까지 출범시킨 것은 간단한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빈대 공포에 불안해 하지말고 관련 의약품 지식을 습득해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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