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MNO 회선수, 9월기준 KT 대비 55만명가량 앞서
KT “월 천원도 안 되는 회선 따내는 방식으로 사업 안 해”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8월 30일 경기 분당구 KT본사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KT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KT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는 최저가 입찰로 월 1000원에 훨씬 못 미치는 요금을 받으며 수백만의 회선을 일시에 따내는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MNO) 가입자수가 사상 처음으로 KT를 넘어서자 KT가 내놓은 입장이다. 이동통신 시장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가 3분기 기준 KT의 MNO 가입자수를 넘어서자 작심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박효일 KT 고객경험혁신본부장 상무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경쟁사의 회선 증가는 정부 통계 기준으로 휴먼 가입자가 아닌 IoT 분야에서만, 그중에서도 원격관제 분야에서만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회사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각자 입장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하고 있을 것이지만, KT는 IoT 원격 관제 분야에서 최저가 입찰로 월 1000원도 훨씬 못 미치는 요금을 받으면서 수백만의 회선을 일시에 따내는 방식의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 저가 입찰 외엔 수익성은 물론 사업의 확장성이나 기술 혁신, 산업의 생태계 창출 가능성 등과 무관한 사업을 IoT 사업이란 이름으로 추구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 KT “본질적인 성장과 고객 가치 조화시켜 건실한 성장 이룰 것”

이날 LG유플러스가 발표한 올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 MNO 가입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어난 1829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KT의 3분기 MNO 가입자수가 1773만5000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LG유플러스가 KT를 뛰어 넘은 것이다.

그간 통신업계에선 LG유플러스와 KT의 순위 역전 가능성이 거론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KT의 가입회선 격차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월 전체 가입회선(설비관리용 회선제외)은 KT 1709만9384명, LG유플러스 1667만1966명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격차는 42만7418명이다. 5월 두 회사 간 격차가 87만9420명, 6월 51만1536개로 감소하다가 지난 7월 42만8491명을 기록하며 40만대로 좁혀지더니 한 달 새 1000여명 가량 더 감소한 것이다.

LG유플러스의 약진은 커넥티드가 등 사물인터넷(IoT) 회선 증가가 주된 영향을 미쳤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IoT 회선 가입자수는 599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349만8000명) 대비 71.5% 증가했다.

박 상무는 “이동통신 본래의 휴먼 가입자 회선, 웨어러블, 세컨디바이스 등 가입자 회선에서 경쟁사와 차이를 유지했고, 가치에 집중해 매출과 이익 성장을 도모해왔다”며 “그 결과 5G 보급률이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등 품질 지표에선 경쟁사 대비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5G 시장이 성숙기가 되면서 성장 모멘텀은 둔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LTE 가입자의 전환, 고액 요금제 유지기간의 증가, 5G 고객의 ARPU 향상, 부가서비스 판매로 MNO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MVNO 시장에서도 세그멘트별 맞춤 공략, 고ARPU 후불 가입자 유치를 통해 무선사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회사의 본질적인 성장과 고객 가치란 두 관점을 조화시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건실한 성장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영섭표 중기 경영방향 내년초 공유”···매출 분류서 ‘디지코’ 삭제

KT는 저조한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약 1400만원과 콘텐츠 소싱 비용 500억원이 선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를 제외하고 영업이익을 산정할 경우 전년 대비 13.1% 증가한 5122억원에 달한단 설명이다.

김영진 KT 재무실장 전무는 “작년 4분기에 반영된 임단협 결과가 올해는 3분기에 반영됐다. 500억원 정도의 콘텐츠 소싱 비용이 평활화돼 반영됨에 따라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하반기 예정된 비용 스케줄을 조정한 것이고 연간 영업이익에 영향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며 “4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연간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KT는 김영섭 신임 대표의 판단이 반영된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 중이며, 내년초 구체화해 시장과 소통하겠단 입장도 밝혔다.

김 전무는 “IT 역량을 기반으로 B2B 사업에서 질적 성장과 함께 B2C 사업에선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을, 또 AI를 기반으로 KT그룹사의 혁신을 추진하겠단 게 김영섭 대표의 큰 경영방향”이라며 “B2B 분야에선 IT 역량을 기반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반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다. B2C 분야에도 맞춤형 서비스와 신규 서비스 발굴을 통해 캐시카우 역할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를 활용해 수익 사업을 지속 발굴함과 동시에 기존 사업과의 차별화, 업무생산성 강화에도 AI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현재 중기 경영전략 수립을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전략이 확정되면 시장과 소통할 계획이며, 그 시기는 내년초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KT는 매출 체계를 변경해 발표했다. 구현모 전 KT 대표 체제에서 강조해 온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란 표현을 생략한 것이 특징이다. 그간 KT는 구현모 전 대표 체제에선 B2B 플랫폼사업(디지코 B2B), B2C 플랫폼사업(디지코 B2C), B2B 통신사업(텔코 B2B), B2C 통신사업(텔코 B2C) 등 4개로 구분했다.

김 전무는 ”사업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도를 높이고 본질 중심의 성장에 집중하는 경영 방향과 정렬하기 위해 매출 체계를 변경했다“며 ”KT의 사업을 무선, 유선, 기업서비스로 분류하고 사업별로 내실있는 성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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