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엘케이, JBS-01K 비급여로 국내 시장 진출
"JBS-01K 외 7개 솔루션 비급여 진입 준비 중"
올 상반기 의료 AI 의료 분석 솔루션 수출 '0'건
내년 미국 진출 본격화···"해외 매출 끌어낼 것"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제이엘케이가 인공지능(AI) 의료 사업을 국내 시장 위주로 확대하며 경쟁기업들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루닛, 뷰노, 딥노이드 등 국내 AI 의료 기업들은 해외 공급 규모를 넓히고 있는 반면, 제이엘케이의 올 반기 수출 실적은 0건으로 집계된다. 당분간 건강보험 수가 진입에 주력해 국내 병의원 위주로 매출 확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엘케이가 뇌졸중(뇌경색) 유형 분석 솔루션 ‘JBS-01K’가 비급여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JBS-01K의 건강보험 비급여 비용은 5만4300원으로 정해졌다. 회사는 JBS-01K를 도입한 병원에서 환자 동의를 받는다면 진단에 따른 과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2014년 설립된 제이엘케이는 AI을 활용한 의료 영상 및 임상 데이터 분석으로 질병 조기 진단, 판독 보조, 병변 검출, 예후 예측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제이엘케이의 AI 의료 핵심 제품군은 뇌졸중 중심의 뇌질환 진단 솔루션이다. 회사는 그간 뇌졸중에 특화한 의료 AI 솔루션을 내세워 비급여 시장 진출에 공들여왔다.
제이엘케이가 보유한 뇌졸중 관련 솔루션은 총 11개다. 현재 JBS-01K 외에 7개 솔루션에 대해서도 차례로 비급여를 준비하고 있다. 추가 진행 중인 솔루션은 모두 각각 다른 비급여 수가로 적용될 예정이다. 뇌출혈 AI 분석 솔루션 ‘JBS-04K’, 뇌동맥류 검출 솔루션 ‘JBA-01K’와 대뇌혈관폐색 조기검출 ‘JBS-LVO’ 등은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를 진행 중이다.
회사의 주력 분야인 AI 의료 분석 솔루션 매출은 2020년 약 4억원, 2021년 약 4억 3000만원, 지난해 21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올 반기 AI 의료 분석 솔루션 수출은 0건을 기록하며 내수 실적으로만 약 10억원의 매출을 냈다.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은 2020년 75억원, 2021년 74억원, 2022년 86억원을 기록했다. 제이엘케이는 JBS-01K의 비급여 과금을 시작으로 회사의 제품들에 대한 국내외 보험수가 적용을 시도해 매출 신장을 통한 흑자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그간 국내 건강보험 수가 진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며 국내 의료 시장 공략에 집중해왔다”며 “국내 뇌졸중 AI 의료 분야는 경쟁기업이 없어, 시장 선점 가능성을 타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제이엘케이에 따르면 이달 기준 200개가 넘는 국내 3차 병원에 AI 솔루션을 셋업해,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부터는 1·2차 병의원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이엘케이의 국내 위주의 사업 전개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도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 AI 산업은 아직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다. 특히 좁은 내수 시장 특성상, 국내 AI 의료 솔루션의 인식 개선과 매출 신장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는 AI 의료 진단 솔루션이 보조적인 차원에서 활용되는 수준”이라며 “판독 과정에서 만에 하나 오류가 생기면 의료진 과실이 되기 때문에 더블체크 용으로 도움 받는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신경과 전문의 A씨는 “뇌 질환 진단에 AI 의료 분석 솔루션이 판독에 결정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진 않는다”며 “아직은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독을 더 신뢰하는 분위기”고 답했다. 이어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의료진의 업무량을 감축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제이엘케이 역시 국내 사업만으로는 매출 증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내년부터 미국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뇌질환 AI 분석 솔루션에 대해 연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전 허가(510k)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뇌출혈 AI 분석 솔루션 JBS-04K와 대뇌혈관폐색 조기검출 JBS-LVO이 첫 FDA 510k 인증 대상으로 유력해지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미국에서 실질적인 매출을 내겠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제이엘케이는 FDA 허가 이후 상업화를 대비해 보험 플랫폼 기업 및 리테일 의료 마케팅 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FDA는 솔루션들을 한꺼번에 허가 신청할 수 없어, 임상을 통해 두 제품 중 기술력이 더 뛰어난 제품으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