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판가, 메탈에 연동···원자재 가격급락에 수익성·마진↓
中 12월부터 흑연 수출 통제, 퓨처엠 실적개선에 ‘호재’ 전망

포스코퓨처엠의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의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 사진=포스코퓨처엠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홀딩스의 배터리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프리미어급 제품의 판매확대로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하락에 제품 판가도 낮아지면서 ‘반토막’이 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2858억원, 영업이익은 371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3.6%나 감소했다. 늘어난 판매량과 달리 낮은 수익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영업이익 급감의 원인은 리튬 및 니켈, 메탈 등의 가격 급락 탓이다. 이 중 배터리 소재 판매가격은 메탈과 연동되는데, 시세가 낮아지면서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및 음극재 판매가격도 하락했다.

판가가 메탈 가격에 따라 결정되면서 배터리 기업에 납품하는 가격은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기존에 비싼 값에 구입한 메탈을 재료로 활용하면서 수익성을 결정짓는 마진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시장에선 메탈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소재 기업의 영업이익 역시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이 장기화될 것”이라며 “수익성 및 마진 하락에 더해 재고평가손실까지 반영되면서 올해 4분기 실적도 시장 눈높이보다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단, 업계는 중국의 흑연 수출 제한 조치 시행으로 포스코퓨처엠의 수익성이 내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중국 상무부는 올해 12월부터 국가 산업 안보 우려를 이유로 흑연 제품 수출시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흑연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만큼 자국 관련 산업을 우선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제한을 두는 것이다. 흑연은 음극재 제조에 필수 원자재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천연흑연의 67%, 정제흑연의 90%가량이 중국에서 공급된다. 이를 수출 통제하는 것은 미·중 분쟁에 산업용 핵심 광물까지 포함시켜 핵심 원자재를 ‘무기화’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에 국내외 배터리 관련 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흑연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생산라인 가동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에는 ‘호재’다. 인조흑연 생산이 가능해 어느 정도 중국 물량의 대체가 가능해서다.

포스코퓨처엠도 이러한 움직임을 감지하고 이르면 올해 말부터 포항의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내년 하반기에 2단계 공장까지 준공되면 매년 전기차 47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약 1만8000톤(t)의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능력이 갖춰진다.

천연흑연 음극재는 광산에서 캐낸 자연 상태의 흑연의 가공으로 만들어진다. 인조흑연 음극재는 철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콜타르에서 추출돼 포스코에서 수급이 가능하다. 즉, 국내에서 100% 원재료 조달이 가능한 셈이다.

전기차용 배터리에는 천연·인조 흑연을 섞은 음극재를 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안정성과 효율성이 뛰어난 인조흑연의 사용 비중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포스코 제철 공장의 부산물인 콜타르를 포스코MC머티리얼즈가 활용해 인조흑연의 핵심 원료인 침상코크스를 만든다”며 “이를 퓨처엠이 인조흑연으로 생산해, 원료부터 최종 소재 생산까지 그룹내 수직 계열화 및 국산화가 완성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등으로 예전보다 인조흑연을 공급 받기 위해 신규 계약을 원하는 배터리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생산량을 늘려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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