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대한조선·케이조선, 소 취하···정치권 중재로 일부 마무리
한화오션은 취하 안 해

지난달 22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한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주요 현안 간담회'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대한조선, 케이조선 대표가 참석해 '조선업 인력수급 및 고용질서 확립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다. /사진=김성원 의원실
지난달 22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한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주요 현안 간담회'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대한조선, 케이조선 대표가 참석해 '조선업 인력수급 및 고용질서 확립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다. / 사진=김성원 의원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삼성중공업, 대한조선, 케이조선이 ‘부당 인력 유인·채용’을 이유로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HD현대) 소속 조선 3사를 상대로 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제소가 정치권 중재로 일부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화오션은 취하서를 내지 않고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등 3개 조선사는 HD현대 조선 3사를 상대로 공정위에 낸 소를 12일 취하했다. 

앞서 삼성중공업 등 3개 조선사는 지난해 8월 ‘자사 인력을 부당하게 빼앗겼다’며 HD현대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경쟁사의 인력을 부당하게 유인·채용해 경쟁사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주요 조선사 대표들을 초청해 화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김 의원은 국회에서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주요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체결된 ‘조선업 인력수급 및 고용질서 확립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통해 조선사 간 상생·협력 분위기가 조성돼 공정위 제소 취하로 이어졌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상생협력 협약의 일환으로 3개 조선사가 공정위 제소를 취하했다”며 “조선업계에 극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소를 제기했던 4곳의 조선사 중 한화오션은 취하서를 내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부터 HD현대 조선 3사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관련 조사에 착수했지만 현재까지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조선업은 산업 특성상 신규 직원이 실무 역량을 제대로 습득하기까지 약 5년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HD현대로 이직한 인원의 대다수는 경력 10년 안팎의 실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년 반 동안 HD현대 소속 조선 3사로 유입된 경력직은 41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조선사 동종업계 이직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삼성중공업 출신이 180명,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179명이 HD현대 소속 조선사로 이직했다.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이 각각 33명, 23명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설계·생산 등 핵심 분야의 경력자가 퇴사하는 경우 전체 선박 공정 자체가 지연돼 지체배상금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HD현대는 부당 인력 유인·채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력직 채용은 통상적인 공개 채용 절차에 따라 모든 지원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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