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 ‘목표초과’···삼성重도 연말까지 달성 전망
한화오션 “올해 부족 계약 물량, 내년 충분히 만회 가능”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화오션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률은 21.1%에 불과하다. 국내 조선 빅3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한화로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나타난 어수선한 분위기에 출범 직후 두달이라는 시간 동안 신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목표치 달성은 사실상 실패했다. 이로 인해 한화오션의 내년 수주 성적도 올해와 비슷할지, 반전이 나타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 빅3의 올해 수주 목표치는 ▲HD한국조선해양 157억7000만달러 ▲삼성중공업 95억달러 ▲한화오션 69억8000만달러 등이다. 이 중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2일 기준 201억9000만달러를 계약해 128.3%의 달성률을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65억7000만 달러를 신규 수주해 69.2%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14억7000만 달러에 불과해 목표치의 5분의 1을 채우는데 그쳤다. 업계에선 연말까지 LNG운반선 및 부유식천연가스설비(FLNG) 등의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며, 삼성중공업의 경우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지지만 한화오션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안에 카타르 LNG선 2차 물량과 대형 FLNG 1기 수주가 기대되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연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목표치 달성에 만족하지 않고 신규 계약을 늘릴 수 있도록 많은 선사들과 협상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반면 한화오션이 처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카타르 물량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8000억원 규모의 울산급 배치3 호위함 5·6번함의 본계약에도 목표치의 절반 수준만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채우지 못한 목표치 부담은 2~3년 후 ‘부메랑’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현재나 향후 몇 년은 기존 일감을 소화하며 조선소가 버틸 수 있지만, 이 물량이 바닥나기 시작하는 시점에 또다시 ‘불황’의 터널에 진입할 수 있어서다.
조선업계 특성상 신규 수주한 물량은 통상 2~3년 후부터 건조가 시작돼 실적으로 반영된다. 현재 건조 중인 물량은 2021~2022년 수주한 물량으로, 이 시기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이 많아 조선 빅3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한화오션이 기나긴 적자에 마침표를 찍고 올해 3분기에 흑자전환할 수 있던 핵심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계약 물량은 2~3년 후인 2025~2026년에 도크에서 건조될 물량이다.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지금의 계약건수로는 2010년대 중반과 같은 ‘일감절벽’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단, 한화오션은 올해 간판을 바꿔 달고 ‘인수 후 통합과정(PMI)’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선사와의 신규 계약 체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흑자전환 등 기업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부족한 일감을 서서히 계약하며 일감부족 상황이 재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올해 부족했던 물량을 내년 들어 충분히 보충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LNG운반선의 대량 수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내년에 대규모 LNG선 계약과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약 90억달러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목표치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으로 영업이익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