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DO는 후보물질을 도입, 개발 집중하는 모델···NRDO 적용 항암물질은 ‘BR101801’
2016년 도입한 ‘BR101801’은 2027년 출시 목표···보령 “NRDO 적용 대상 확대 검토”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올 들어 3분기 말까지 보령의 항암제 매출이 1623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은 현재 NRDO 전략을 항암제 개발에 적용하고 있어 향후 적용 확대와 매출 영향 여부가 주목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전날 올해 3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보령의 3분기 매출액은 20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85억원으로 전년대비 11.1% 늘었다. 매출에선 항암제 강세가 눈에 띄었다. 3분기 항암제 매출은 562억원으로 지난해 423억원에 비해 32.9% 성장했다. 구체적으로 ‘젬자’ 매출은 전년대비 114% 늘었다. ‘온베브지’와 ‘그라신’은 지난해보다 각각 70%, 21% 증가했다.  

상반기 1061억원 항암제 매출을 올렸던 보령의 3분기 누적 실적은 16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당초 올해 목표로 설정했던 2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보령은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인 항암후보물질을 상대로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NRDO 전략이란 신약후보물질을 바이오텍 등 외부에서 도입, 임상 단계에 빠르게 진입하는 등 개발에 집중하는 사업 모델을 지칭한다. 보령 관계자는 “후보물질 발굴 및 전임상 단계 등 기초연구를 건너뛰고 임상시험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신약개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NRDO 전략과 비교되는 것이 ‘라이선스인’ 전략이다. 라이선스인이란 해외에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을 국내에 도입, 개발을 완료하고 허가 받는 전략을 지칭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R&D(Research&Development)에서 ‘리서치’ 즉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도입하는 전략을 NRDO라고 한다면 라이선스인은 상업화가 가능한 후보물질을 디벨롭먼트 과정에서 도입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NRDO는 임상시험 전이고 라이선스인은 임상 진행 중 도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보령이 NRDO 전략을 적용한 대표적 신약후보물질은 ‘BR101801’로 파악된다. 이 물질은 적응증만 4개다. △재발성/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과 △PI3K 저해제 경쟁물질이 허가 받은 만성림프구성 백혈병 △항암 면역 효력을 바탕으로 혈액암 및 고형암 △DNA-PK 발현이 동반돼 방사선 및 세포독성 치료에 대해 내성이 획득될 수 있는 모든 진행성 및 재발성 암종 등이다.   

당초 BR101801은 한국화학연구원이 연구하던 신약후보물질이다. 이에 보령은 지난 2016년 화학연구원으로부터 도입한 후 전임상을 거쳐 2020년 1월 임상 1상을 시작했다. 말초 T세포 림프종 환자 9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a상 결과에 따르면 1명에서 완전관해, 2명에게서 부분관해가 확인됐다. 올해 내 임상 1b상을 마무리할 예정인 보령은 내년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향후 보령은 BR101801 국내 품목허가까지 자체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는 국내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협업 방식을 검토 중이다. BR101801의 경우 희귀의약품 지정에 따라 조건부 허가를 통해 임상 2상 완료 후 조기 출시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에 이르면 오는 2027년 출시가 목표라고 보령은 밝혔다. 

보령은 BR101801외에도 ‘BR2010’과 ‘BR2011’, ‘BR2018’ 등 3개 항암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3개 물질은 모두 전임상 단계여서 개발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보령은 개발 중인 항암제 개량신약 3개 품목과 4개 항암제 제네릭(복제약)을 보유하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항암제에 우선적으로 NRDO 전략을 적용했지만 향후 당뇨와 CNS(중추신경계), 간질환 등으로 적용 대상을 차츰 늘려나가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보령이 개발하는 항암후보물질에 대한 NRDO 전략 적용은 초기 단계로 분석된다. 이에 향후 보령의 신약개발 과정에서 NRDO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BR101801이 예정대로 조건부 허가를 거쳐 2027년 출시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신약 R&D 과정이 상이하기 때문에 어떤 전략이 적합한지 제약사들이 신중하게 판단한다”며 “항암제에 공을 들이는 업체들이 보령의 항암후보물질 개발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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