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최초 중고 전기차 사업 시작···5단계 등급제로 분류해 판매
온라인 다이렉트 플랫폼 구축해 편의성 개선···자사 차량만 매입
올해 3000대, 2025년 2만대 목표

기아는 25일 서울 새빛섬에서 인증 중고차 미디어 데이를 열고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기아는 25일 서울 새빛섬에서 인증 중고차 미디어 데이를 열고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기아가 현대자동차에 이어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먼저 인증 중고 전기차 판매를 시작하며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25일 기아는 서울 새빛섬에서 ‘인증 중고차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내달 1일부터 자사 브랜드 중고차 매입 및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전날 현대차가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약 1주일 만이다.

기아는 인증 중고차 사업과 관련해 전기차 거래를 활성화하며 현대차와 차별화를 뒀다. 앞서 현대차는 인증 중고차 사업 초기에는 내연기관만 판매하고 전기차는 추후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혁호 기아 부사장. / 사진=박성수 기자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 / 사진=박성수 기자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기아 신차 구매고객에게 안정적인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신차-중고차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신차에서 중고차까지 고객이 원하는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중고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 및 상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전기차에 대한 접근 문턱을 낮춰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전략이다.

신차 전기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기준 국내 완성차 시장 10%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커졌으나, 중고 전기차 시장은 전체 중고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7%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성능 평가와 가격 산정 기준이 없어 판매 업체를 거치지 않는 개인간 거래 비중이 64%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기아는 전기차만의 품질 검사 및 인증 체계를 마련하고 국내 최초로 총 5개 등급으로 구성된 ‘중고 EV 품질 등급제’를 선보인다.

전기차 차량 가격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잔여 수명과 안정성 평가를 통해 잔존가치를 산정한다.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 고전압 충전 시스템, 고전압 분배 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 등을 정밀 진단해 배터리의 현재 성능 및 상태 등급을 측정한다.

이와 함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조사해 신차 대비 상대적인 실제 성능을 등급화한 후, 배터리 등급과 주행거리 등급을 종합한 최종 품질 등급을 정한다. 기아는 성능 평가 후 최소 성능 기준에 해당하는 3등급 이상 판정 받은 차량만 고객에게 판매한다.

김지민 국내사업전략실장 상무는 “중고 전기차 정보를 정확히 얻긴 아직 쉽지 않지만,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회사 목표이기 때문에 선도적으로 전기차 관련 기준을 세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지민 국내사업전략 실장. / 사진=박성수 기자
김지민 국내사업전략 실장. / 사진=박성수 기자

온라인 다이렉트 거래 채널도 처음 도입한다.

중고차 판매 및 매입 채널을 ‘이-커머스(E-Commerce)’ 중심으로 구축해 고객과 직접적이며 빠르게 소통하고, 고객이 중고차 쇼핑 및 판매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은 기아 인증중고차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인 ‘기아 인증중고차 모바일·웹 사이트’에서 상품검색 및 비교는 물론 견적, 계약, 결제, 배송 등 ‘내차 사기’와 내차 시세 조회 및 상세 견적, 차량 수거 등 ‘내차팔기’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매입 대상 차량은 연식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km 미만의 무사고 차량 중 기아 브랜드만 가능하다. 현대차와 달리 차량 매입 대상을 기아 브랜드로 한정해,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내차 팔기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들이 전문 평가사의 방문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데 반해, 기아는 방문 방식뿐 아니라 100% 비대면으로 데이터로만 차량을 평가해 차량을 매입한다.

김지민 상무는 “고객이 내차 팔기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본인이 찍은 사진만 업로드하면 차종 데이터, 기아 내부 데이터, 실거래 데이터, 중고차 시장 동향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차량 가격을 산정해 고객에게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차 사기 서비스의 경우 관심 차량을 검색하면 내·외부 360도 모습과 차량 정보 및 중고차 상품화 내역과 동급 매물 최근 거래 이력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1년 2만㎞ 무료 서비스, 기아 멤버스 포인트 적립, 기아 커넥트 1년 사용, 7일 이내 환불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아는 올해 중고차 판매 목표를 3000대, 내년 1만5000대, 2025년 2만대로 설정했다. 현재 기아는 직원용·업무용·시승용 차량 등을 포함해 1000대 정도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5000대 중고차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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