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60억원 비해 소폭 증가···테넬리아 약가 유지와 오리지널 선호 현상 등 원인
테네리글립틴 시장도 704억원 확대, 후발약 처방은 테넬리아 근접···향후 추이 주목
마더스제약은 40억원 처방, 24개사 후발약 수탁생산···20억원 이상 처방액은 3곳 집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당뇨 치료제 ‘테넬리아’ 처방액이 올 들어 9월 말까지 3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오리지널 테넬리아의 후발의약품이 다수 출시됐지만 일단 기존 처방규모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하순 한독의 당뇨 치료제 테넬리아 특허가 만료된 후 국내 제약사 후발약이 적지 않은 규모로 시장에 선을 보였다. 단일제 ‘테넬리아정20mg’과 복합제 ‘테넬리아엠’ 후발약을 출시한 제약사는 당시 37개 업체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지난해 테넬리아 후발약 출시 직후 경쟁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라며 “중견이나 중소제약사가 CSO(영업대행사)를 활용하는 현실에서 테넬리아 후발약 수수료율이 높게 올라갔다는 사실이 이같은 경쟁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사저널e가 테넬리아 후발약 출시 1년을 앞두고 치료제 처방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제약사들로부터 입수한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오리지널 테넬리아 처방액은 소폭 늘었다.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테넬리아 원외처방금액은 3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테넬리아정20mg과 테넬리아엠 처방액을 합친 360억원에 비해 9억원 증가한 실적이다.
업계 관행상 후발약이 출시되면 경쟁이 치열하고 오리지널 품목 처방은 일정 부분 감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테넬리아 경우는 오히려 소폭 증가로 귀결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의 중요 원인은 후발약 출시에도 불구하고 테넬리아 약가가 유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제네릭(복제약)이 발매되면 오리지널 약가가 30% 인하된다. 하지만 테넬리아의 경우 후발약을 판매한 제약사들이 오리지널과 다른 염을 사용했기 때문에 테넬리아 약가는 유지됐고 처방액 유지에도 여파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통상 사용하는 제네릭보다는 테넬리아의 경우 후발약이란 표현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독 영업력과 기존 오리지널 치료제를 선호하는 환자들과 의사들로 인해 테넬리아 처방이 소폭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한독은 제품력을 강조했다. 한독 관계자는 “테넬리아는 그동안 쌓아온 한독의 당뇨 비즈니스 리더십과 오리지널 강점으로 제네릭 공세에도 견고한 위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후발약을 판매하는 제약사 영업이 진행되며 테네리글립틴 성분 당뇨병 치료제 시장도 확대됐다. 실제 테넬리아를 포함한 테네리글립틴 시장의 올 3분기 누적 처방액은 7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테넬리아 후발약은 출시 전이므로 테네리글립틴 시장은 테넬리아가 독점했던 상황이었다. 이어 올 3분기까지 테넬리아 후발약 처방액은 전체 704억원에서 369억원을 제외한 335억원 규모로 분석된다. 즉 테넬리아 특허만료로 인해 국내 제약사 품목 처방이 늘고 관련 시장도 커진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특허만료 직후인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이 경쟁 초기라면 올해부터는 안정적으로 제약사들이 후발약 영업에 매진해왔다”며 “오리지널이 지난해 처방규모를 유지한 만큼 후발약 전체 처방도 테넬리아에 근접한 사실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넬리아 후발약 판매 제약사를 구체적으로 보면 마더스제약(40억원)과 대원제약(28억원), 제일약품(25억원), 경동제약(17억원), 대웅바이오(1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중 마더스제약은 자사 제품 외에도 24개 업체로부터 수탁을 받아 테넬리아 후발약을 생산하고 있다. 마더스제약 관계자는 “후발약을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물량 부족 사태에도 비교적 원활하게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 실적으로 연결됐다”며 “직접 생산이 원가에 영향을 준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테넬리아 후발약은 현재 마더스제약과 제뉴원사이언스, 경동제약 등 3개 업체가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지난해 10월 이후 테넬리아 후발약이 30개 이상 대거 출시되며 국내 제약사 간 경쟁이 진행된 결과, 오리지널 품목과 후발약 처방이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테넬리아 처방실적을 국내 제약사 후발약 총계가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시장을 관전하는 핵심 중 하나로 판단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최근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선 새로운 조합의 약물이 허가를 신청하는 등 꾸준한 움직임이 파악된다”라며 “당뇨약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