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치 일감에도 건조할 인력 부족···외국인으로는 ‘역부족’
로봇·AI, 선박 설계부터 생산 등에 적용···“작업 효율성 극대화”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 모습. /사진=삼성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 모습. / 사진=삼성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가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 등으로 인력난을 정면 돌파하는 모습이다. 수주호황으로 3~4년치 일감이 쌓인 상황에서 장기화되는 임직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조선소’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8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 3사의 수주잔고를 소화·건조하기 위해선 2027년까지 4만5000여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올해 상반기 내·외국인 숙련공 약 1만명이 현장에 투입됐지만 목표치에는 한참 부족하다. 한명이라도 많은 근로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조선업계가 인력난에 시달리는 이유는 과거 장기간 불황에 빠졌을 당시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숙련공들이 대거 현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 상황의 급변으로 건조 물량이 많아졌음에도, 이를 소화할 임직원이 부족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늘렸지만 만성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다”며 “로봇이나 AI 등을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으로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게해 인력 문제를 타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선 빅3 중 현장에 로봇·AI를 가장 먼저 투입한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2021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건조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을 개발해 활용 중이다. LNG선 화물창의 강판 패널 시공에 쓰이는데, 기존 방식인 플라즈마 아크 용접(PAW)과 비교해 속도가 약 5배 빠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조선소들은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선박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작업 관리 효율성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관련 작업이 완료되면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는 로봇을 통한 공정 자동화와 AI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로 탈바꿈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로봇과 AI가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만큼 조선소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고질적인 인력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개발 및 검증, 현장 적용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화오션은 ‘탄소강관 용접 협동 로봇’을 개발해 운용 중이다. 이 로봇은 선박 배관 조정관의 용접이 가능한데, 작업 시간을 인력보다 약 60% 줄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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