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올해부터 종병 확대, 영업 전담···3분기 누적 550억원대 예상, 작년과 유사 분석
동아ST 바라클은 71억원으로 제네릭 1위···삼일제약과 부광약품, 대웅제약은 20억원 이상 처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의 올 8월 말 누적 처방액이 488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제약사 제네릭(복제약) 처방액은 동아에스티와 삼일제약, 부광약품, 대웅제약, 한미약품 순으로 나타났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체액을 통해 전파되며 수혈이나 오염된 주사바늘, 성행위 등을 통해서도 감염된다. 국내 시장에 나와 있는 B형 간염 치료제로는 BMS 바라크루드가 우선 꼽힌다. ‘엔테카비르’ 성분의 바라크루드는 BMS가 개발한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지난 2007년 출시됐다.
이어 2015년부터 한국BMS제약과 GC녹십자가 바라크루드를 공동 판매해왔다. 특히 올 1월부터는 GC녹십자가 바라크루드를 독점 유통 및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병의원을 담당했던 녹십자는 올해부터 종합병원을 포함한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영업 영역을 확대했다. 쉽게 설명하면 바라크루드 전체 영업을 GC녹십자가 담당하고 한국BMS제약은 녹십자에게만 제품을 공급하는 구조로 파악된다.
시사저널e가 제약사들로부터 입수한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엔테카비르 성분 B형 간염 치료제 중 바라크루드 원외처방금액은 488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1월 58억원, 2월 58억원, 3월 65억원, 4월 60억원, 5월 61억원, 6월 68억원, 7월 57억원, 8월 60억원을 기록했다. 처방액이 60억원에 미치지 못한 달은 3달에 그친 반면 나머지 5달은 60억원을 넘었다. 최고치는 68억원인 반면 최저치는 57억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라크루드 매출이 하향세라는 분석도 있지만 지난해 695억원 매출을 올리며 회복 추세를 보이는 국면”이라며 “올 들어 8월 말까지는 지난해 처방액과 엇비슷한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석이 가능한 근거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바라크루드 처방액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이 기간 처방액은 528억원대로 추산된다. 올해의 경우 8월 말까지 처방액 488억원에 월 평균 처방액 60억원을 합하면 단순 수치상 550억원을 전후로 한 금액이 추산돼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가 추정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 새롭게 종병 거래처를 맡은 GC녹십자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며 “16년간 판매해온 품목이기에 시장에서 꾸준한 처방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GC녹십자 주력품목군이 혈액제제류와 백신제제류이지만 다른 전문의약품 영업실력도 최근 수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측면이 있다”며 “일각에서는 바라크루드 처방 증가에 대한 부정적 입장도 피력하지만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엔테카비르 성분 B형 간염 치료제의 8월 말까지 처방액은 총 7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바라크루드 비중은 69%다. 나머지 31%를 국내 제약사 제네릭(복제약)이 점유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8월 말 기준 71억원 처방액을 기록한 동아에스티 ‘바라클’이 제네릭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20년 처방액 102억원을 기록했던 바라클이 올해도 100억원을 넘길지 주목된다.
이어 23억원의 삼일제약 ‘엔페드’와 22억원의 부광약품 ‘부광 엔테카비르’, 20억원의 대웅제약 바라크로스, 18억원의 한미약품 ‘카비어’ 순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흔히 일컫는 영업 ‘빅3’ 제약사가 엔테카비르 성분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서는 중견 제약사에 비해 실적이 낮은 경우가 눈에 띈다”며 “오리지널 비중이 70%지만 분명히 제네릭 시장도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결국 올해부터 GC녹십자가 사실상 전체 영업을 맡은 바라크루드 처방실적은 큰 변동 없는 상태로 파악된다. 녹십자의 향후 종병 영업이 바라크루드 처방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BMS가 올 들어 바라크루드 약가를 자진해 2번 인하한 점과 의료 현장의 오리지널 선호 현상, 영업 빅3사 점유율이 낮은 점 등을 종합하면 바라크루드 처방액이 올 들어 유지된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향후 시장 판도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