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김혜진·정윤순 실장 승진···이중규 행정관 건보국장 임명, 최종균 질병청 차장 부임  
식약처 차장에 김유미 임명, 행정직 강백원·김현정 승진···기획조정관에 우영택 발탁 
서울대 출신 김혜진·김유미 승진, 전병왕·최종균 영전···고대파 정윤순·이중규 승진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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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동안 하마평이 무성했던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위직 일부 또는 전부가 발령 났다. 복지부의 경우 김혜진 정책관과 정윤순 국장이 실장으로 승진했고 이중규 행정관이 건강보험정책국장으로 임명됐다. 식약처는 김유미 기획조정관이 차장으로 승진했고 행정직 2명이 국장으로 발탁됐다. 복지부와 식약처 인사에서 서울대와 고대 출신들이 약진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의 복지부와 식약처 고위직 인사안을 지난 27일 보고 받고 원안대로 재가했다. 차이점은 복지부의 경우 27일자이고 식약처는 28일자란 점이다. 우선 복지부 실장급을 보면 김혜진 사회서비스정책관이 기획조정실장으로, 정윤순 건보국장이 사회복지정책실장으로 승진 발령 났다. 김 실장의 경우 대통령실 요청에 따라 복지부가 추가로 실장 승진자 후보군을 보고했을 때 1순위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광역시 출신으로 울산여고와 서울대 간호학과(88학번)를 졸업한 그는 1970년생이다. 정작 간호학을 전공한 김 실장은 주로 복지 분야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복지부에서 주로 3인방에 소속돼 다른 여성 관료와 비교되는 경우가 많았다. 행정고시 38회 동기인 김상희 주미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신꽃시계 건강정책국장(가나다순)과 라이벌 의식이 강해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의 서울대 간호학과 3인방 즉 임숙영 질병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행시 40회), 현수엽 인구아동정책관(행시 42회)과 묶여 거론되는 사례가 있었다. 관가 관계자는 “이제 김 실장은 행시 동기 중 두 번째로 실장을 달았으니 실력과 능력을 보여주며 업무만 수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윤순 실장은 김천고(35회)와 고대 무역학과(87학번)를 졸업한 정통행정관료다. 그의 최근 경력에서 사회복지정책실 산하 부서 근무가 부재해 당분간 보고를 통해 업무 파악에 주력해야 할 상황으로 분석된다. 당초 예상대로 임인택 전 실장 직위해제 후 공석이었던 보건의료정책실장에는 전병왕 사회복지실장(서울대 사회학과)이 임명됐다. 평소 사업실장이 적성에 맞다고 밝혔던 전 실장은 과거 보건의료 업무 경험이 풍부하지만 최근 현안을 다시 리뷰해야 하는 국면이다. 인구정책실장은 질병청 차장에서 복지부로 복귀한 김현준 실장(외대 아프리카학과)이 맡았다. 그동안 인구실장으로 활동해왔던 최종균 실장(서울대 인류학과)은 이번 인사에서 질병청 차장으로 영전했다.  

이번 복지부 인사에서는 그동안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이중규 부이사관(3급)이 복귀하며 고위공무원으로 승진, 건보국장에 임명됐다. 건보국장은 복지부 ‘빅4’ 국장에 속하는 요직으로 신참 국장이 발령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다. 관가 관계자는 “이번 복지부 인사 핵심은 이 국장으로 대통령실이 사실상 보건의료와 건강보험 업무를 직접 컨트롤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국장 이상 관료는 정무직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이번 인사는 대통령실 업무 지시를 그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중용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인사권을 대통령실이 갖고 있는 상황을 인정하지만 정도가 심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인사로 윤 대통령 직속 후배인 김헌주 전 기조실장(서울대 법학과) 명퇴가 확정된 상황이다. 그의 퇴진에도 서울대 출신 김혜진 실장, 전병왕 실장, 최종균 차장과 고대를 졸업한 정윤순 실장, 이중규 국장 등 전반적으로 서울대와 고대 출신이 약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식약처 인사는 서울대 출신과 행정직 발탁이 두드러진 특징을 보였다. 당초 하마평대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유미 조정관이 차장으로 승진했고 역시 서울대 출신 강백원 대변인이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으로 승진했다. 강백원 국장은 식약처에서 흔치 않은 행시(47회) 출신이다. 행정직이며 행시(46회) 출신 김현정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도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으로 발탁됐다. 종합하면 차장을 포함, 이번 식약처 승진자는 모두 행정직이다. 김 차장은 사법고시(45회) 출신이다. 강 국장과 김 청장은 행시에 합격, 공직에 입문한 관료다. 

관가 관계자는 “당시 사정도 있었지만 올 초 정기인사에서 약무직 2명과 연구직 2명이 고위직으로 승진하며 행정직 등 나머지 직군이 소외감을 토로했는데 이번에 일부 정상화된 것”이라며 “교수 출신 오유경 식약처장은 인사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내 서열 3위인 기획조정관에 역시 행정직 출신 우영택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이 임명된 것도 눈길을 끈다. 차기 차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획조정관에 7급 출신이 발령 받은 것이다. 창원 출신 우 조정관은 중조단장과 운영지원과장, 대변인 등 요직을 섭렵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회를 담당하는 업무 특성상 이번에는 행시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도 관측됐는데 7급 출신 우 국장이 선택됐다”고 전했다. 행시 출신은 장민수 시험검사정책과장(50회)이 대변인에 임명되며 전반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결국 이번 복지부 고위직 인사는 대통령실의 그립(통제)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보건의료정책관 등 후속 국장급 인사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관측된다. 

관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복지부 고위직에서 소신파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두 달 여 시간을 끌었던 인사 내용은 세대교체와 물갈이라는 긍정적 분석도 가능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는 점을 대통령실은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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