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가정보 조사,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 지난해와 비슷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 30만원·대형마트 40만원대로 기록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일부 농·축·수산식품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추석 차례상 차림에 필요한 비용은 여전히 높다. 전체 차례상 물가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올 추석 차례상 물가는 지난 설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품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은 전년 대비 3%(9000원) 오른 30만9000원, 대형마트는 2%(7990원) 오른 40만3280원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10월2일 임시공휴일 발표와 동시에 추석 차례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요 성수품 공급 확대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역대 최대 규모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추석 민생안전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추석 3주간(9월7일~27일) 비축, 계약재배 물량 방출과 수입 확대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20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톤가량 공급했다. 같은 기간 정부는 정부 지원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역시 최대 670억원을 투입해 추진했다.
아울러 정부는 긴 연휴 내수 활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석 연휴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기차표 할인, 관광 숙박 쿠폰 확대, 주차장 무료 개방 등 다양한 정책으로 관광 및 소비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 추석 차례상 물가는 올 설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물가정보는 지난해와 비슷한 물가를 유지했지만 여전히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지난해 추석 때 가격 상승의 주범이었던 채소류는 올해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쌀과 밤은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올랐다. 특히 올해는 가격변화가 크게 없는 수산물류와 공산품에서도 변동이 있어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9월 농업관측 정보에서도 높은 과일값을 실감하게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사과와 배, 포도, 감귤, 복숭아 등 대부분 과일 가격이 1년 전보다 상승했다.
특히 사과값이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지난해 9월 2만8400원이던 사과(홍로, 10㎏) 도매가격은 사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8% 줄면서 올해 7만~7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추석 성수기 사과 출하량은 품목 중 하나인 홍로의 생산량이 줄어 전년 대비 14% 감소한 5만6000t에 불과했다. 이로써 지난해 6만3200원이던 추석 성수기 사과 가격은 12만~12만8000원으로 2배가량 올랐다.
배도 출하량이 전년 대비 8%가량 감소하면서, 배(신고, 15㎏)의 추석 성수기 도매가격은 7만6000~8만4000원으로, 전년(6만1800원)보다 최대 35% 이상 상승했다. 포도도 캠벨얼리의 도매가격은 3㎏당 2만~2만4000원, 거봉은 2㎏당 1만8000~2만2000원, 샤인머스캣은 2㎏당 2만~2만4000원 등으로 전년 대비 10~57% 올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올해 추석은 비교적 늦은 편이지만 여름철 기상악화로 아직은 생산량이 적어 가격대가 높으니, 햇상품이 본격적으로 출하된 후 가격대가 안정되고 나서 구매하는 것이 좋으며,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소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