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선소 5곳, LNG선 건조 가능···하반기 들어 물량 증가
건조 도크 부족한 韓 조선업계 “발주처, 늦어지는 인도시기에 중국과 계약한 것에 불과”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중국이 최근 LNG운반선을 일부 수주하면서 국내외 관련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긴장해야 한다는 위기론이 불거졌다. 국내 조선소들이 점령했던 LNG선 시장에서 중국이 수주 점유율을 늘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은 위기를 거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글로벌 시장에 나온 LNG선 물량은 총 42척이다. 이 중 국내 조선소들은 31척을 수주해 73.8%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중국 측은 나머지 26.2%를 따냈는데, 이 물량의 대부분이 하반기 들어 계약한 물량이다. 국내 조선업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LNG선 건조 경험이 부족했던 중국 업체들이 신규 일감을 따내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에서 LNG선을 건조할 수 있던 조선소는 과거 ‘후동중화’, 한 곳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후동중화 외에 ▲다롄조선 ▲장난조선 ▲CMHI장쑤 ▲양즈장조선 등도 LNG선 건조가 가능해졌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의 LNG선 수주확대 등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에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선을 긋는다. 선박은 그간 발주처와 쌓아온 신뢰와 함께 건조 경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은 LNG선에 대한 수주 및 건조 경험치가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족한데, 최근 수주에 성공할 수 있던 배경은 LNG선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 때문이란 판단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소들이 이미 3~4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건조능력 이상의 LNG선 수요를 중국 업체들이 계약한 것”이라며 “조만간 발주될 카타르 LNG선 2차 물량까지 고려하면 국내 선박 건조 슬롯(도크)은 2026년까지 예정이 꽉 찬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수주 잔고를 기준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예정 인도 물량은 2024년 62척, 2025년 71척, 2026년 54척, 2027년 25척 등이다.
계약이 당장 체결된다고 해도 도크에서 건조되는 시기는 4년 후인 2027년이란 얘기다. 이로 인해 LNG선 확보가 시급한 발주처들이 좀 더 빠른 시간에 선박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조선소에 일감을 맡기는 형국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여년간 조선 시장을 지배하던 선박이다. 시황 강세를 기반으로 후발주자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국내 조선소의 건조 도크에 여유가 있었다면 수년간 한국과 거래해 온 선주들이 중국과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LNG선의 식지 않는 수요에 신조선가 역시 오름세다. 올해 8월 기준 17만4000㎡ LNG선의 선가는 2억6500만 달러(약 355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억3600만 달러에서 1년새 2900만 달러나 상승한 셈이다. 2021년 8월의 LNG선 가격은 1억9800만 달러로 현재 수준의 약 6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