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수요 오르자 신조선가도 동반 상승
조선 '빅3' 하반기 대형 LNG 운반선 프로젝트 수주 앞둬···수익성 개선 전망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모습. / 사진=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모습. / 사진=HD현대중공업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신조선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에 카타르 LNG 프로젝트 2차 발주 등 대형 수주계약을 바라보고 있는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는 올 하반기에 예정된 카타르 프로젝트 등 대규모 수주전에서 총력전을 편다는 계획이다. 

수주가 기대되는 가장 큰 프로젝트는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다. 카타르에너지는 올해 하반기 약 40척의 LNG 운반선 발주를 위해 조선 3사 등과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조선가도 오르고 있어 조선 3사가 물량을 따낼 경우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지수는 173.56를 기록해 전월 대비 1.18p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선 11.4p 증가한 수치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건조한 배의 개격을 지수화한 지표다. 지난 1998년 전 세계 선박 건조 평균 가격을 100으로 설정해 수치가 높아질수록 선박 건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인 LNG운반선 선가가 대폭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174K LNG운반선의 선가는 2억6500만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LNG운반선 가격 상승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 3사에 호재로 작용한다. 수익성 지표인 신조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올 조선업계의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신조선가 상승에 따라 카타르 프로젝트 계약 규모도 1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지난해 조선 3사에 발주됐던 1차 물량은 척당 2억1500만달러였지만, 2차 물량 계약에선 신조선가 상승분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1차 물량 65척 중 54척을 조선 3사가 수주한 만큼 이번 2차 물량 상당수도 조선 3사의 몫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2차 발주분은 2억3500만∼2억4000만달러 범위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카타르 2차 발주는 국내 조선사의 선가 협상 경쟁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잠비크발 발주도 연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개선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잠비크는 LNG운반선을 총 17척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LNG선 계약금액을 고려하면 4조원에 가까운 물량이다.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한 2020년보다 LNG 선박 시세가 대폭 상승해 높은 선가에 선박 수주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뱃값이 오르면서 조선사들이 우려하는 하반기 후판가 상승에 대한 리스크도 어느 정도 떨쳐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선박 발주량이 줄고 독(건조공간)이 부족해지면서 HD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한 조선사들의 목표 달성 속도가 느려지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신조선가가 오르면서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 시장 상황과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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