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C, 공장 자동화·증설투자로 매출 확대 노려

엔비디아의 H100 Tensor 코어 GPU /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의 H100 Tensor 코어 GPU / 사진=엔비디아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출하량 확대에 우리나라 반도체 테스트 소켓 업체 ISC의 수혜가 전망된다. ISC는 실리콘 러버(고무)타입의 반도체 테스트 소켓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90%를 점유한 기업이다. 최근 AI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스템LSI 생산 비중 확대에 힘을 실어 왔다.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ISC는 엔비디아 등 북미 반도체 칩 출하 증가에 대비하며 시스템LSI용 테스트 소켓 증설 투자에 나섰다. 앞서 ISC는 지난달 SKC에 회사 대주주 지분을 넘기면서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바 있다. 이중 1000억원은 증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하반기 투자로 내년부터 연간 1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확보할 전망이다.

국내와 베트남 공장도 보완 투자중이다. 베트남 공장에 지난해 인수한 포고핀 전문기업 프로웰의 초정밀 자동화 조립공정을 도입했다. ISC는 성남 공장과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서 테스트 소켓을 포함한 주력 제품을 생산 중이다. 생산 비중은 각각 20%, 80%다.

ISC의 올 상반기 기준 제품군별 매출 비중을 보면 데이터센터·AI·서버용 제품이 55%로 가장 많으며, 모바일이 20%로 그 뒤를 이었다. 회사는 AI 및 데이터센터용 테스트 소켓의 가격대가 높을뿐더러, 최근 물량이 가장 많이 나온 제품군이었다고 설명했다.

ISC 관계자는 “북미 주요 서버 팹리스와 빅테크기업의 연구개발(R&D)과 양산을 신규 수주하는 등 시스템LSI 비중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수요가 확대되고, AI·서버 시장이 커지면서 증설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내년 HGX H100 프로세서 출하량을 올해 대비 3~4배 확대할 계획이다. 약 50만대가량으로 추정되는 올해 공급량을 내년 최대 200만대까지 늘리겠단 것이다. 엔비디아는 올 1분기부터 이미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게임사업 부문을 뛰어넘었으며, 이번 2분기의 경우 전분기 대비 141%,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103억 2000만달러(한화로 약 13조 7000억원)를 달성했다.

증권업계는 ISC가 올 3분기부터 엔비디아 AI GPU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며, 내년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ISC는 엔비디아의 AI GPU 향으로 양산용 테스트 소켓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출하 증가로 매출의 추가적인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ISC는 R&D 위주에서 내년 양산용 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성장 스토리가 예상된다”라며 “현재 생산 가능한 양은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올 3분기 증설이 시작될 예정이며 향후 3년간 약 1000억원 규모의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ISC는 올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360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71% 감소한 수치다. 회사는 주요 고객사들의 단가 인하와 감산 등 영향이 컸지만, 올 3분기 비메모리, 4분기 메모리 순으로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SC 관계자는 “상반기 시스템LSI R&D 수주가 증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지난 6월부터 비용 절감, 공정 자동화로 하반기부터 영업이익률 크게 개선될 것이다. 3분기부터 시스템LSI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점 역시 하반기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