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상반기 보수 13억1600만원···지난해엔 최대 11억7400만원
조 회장, 지난 3월부터 구속 기속돼 재판 중···실질적 경영활동 없어
반면 노조엔 대전공장 화재 등으로 임금 동결 제시
올 상반기 영업이익 4391억원으로 전년대비 45% 늘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 /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이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 중인 가운데 올 상반기 급여가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수 차례 파업을 벌일 때도 꿈쩍하지 않았으나, 정작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회장 임금은 올린 것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조현범 회장은 한국타이어에선 5억2500만원을,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에선 7억9100만원을 각각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조 회장의 보수는 한국앤컴퍼니 6억7500만원이다. 한국타이어에선 5억원 미만이라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200억원대 횡령·배임 및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 기속돼 아직까지 재판을 받고 있어 사실상 상반기 경영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또한 올해 초 한국타이어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연말 조 회장 보수 총액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에서 급여 10억5000만원, 상여금 12억9200만원 등 총 23억4200만원의 보수를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선 회사가 노조 임금 인상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회장 임금은 올렸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자에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내세우면서, 정작 기업 오너나 회장들은 일을 하지 않고도 임금을 받아가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2년 임금협상과 관련해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 기본급 5% 인상 및 생산격려금 10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이어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회는 여기에 기본급 0.6% 추가 인상, 일시금 20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는데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게릴라성 파업을 수개월 진행했으며 이에 따라 2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노조는 “회사가 노조 파업으로 26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임금인상안을 수용하더라도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노조 요구를 무시하고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노조를 제압하고 회사 주도의 노사 관계를 고수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노사간 갈등이 장기화되자 금속노조 지회는 임금인상을 다른 노조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대신 고용안정을 요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대전공장 화재 사고 발생 후 회사에서 인원감축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어 현장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철회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120명 정도가 휴업 중인데, 이들을 해고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가 노조의 고용안정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2022년 협상은 별탈 없이 넘어갈 것으로 보이나, 올해 협상도 남아 있어 향후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 측에 따르면 올해 회사는 임금 동결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공장 화재로 인해 회사 측 피해가 크니 임금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이나 이자 부담 등을 생각하면 임금 인상과 복지 향상은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올 상반기 매출 4조3675억원, 영업이익 439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4.0%, 45.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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