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 중심 브랜드 ‘AGE20’s·루나’로 해외 사업 실적 회복
글로벌 확장 기조 지속···국내 MZ세대 공략 박차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글로벌 색조 시장이 살아나며 애경산업이 웃음 짓고 있다. ‘AGE20’s(에이지투웨니스)‘ ’루나‘ 등 색조 브랜드를 보유한 해외 사업 실적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올 2분기 매출 1621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 295.4% 증가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총 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0% 올랐다. 2020년 코로나 발생 후 분기와 반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올 상반기 애경산업의 화장품사업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 2분기 화장품사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성장한 611억원, 영업이익은 134.8% 증가한 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화장품사업은 매출 587억원, 영업이익 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4%, 26.1% 늘었다.
◇ 색조 브랜드 AGE20’s·루나로 해외 시장 저격
애경산업 화장품 매출의 66%는 해외 수출에서 나온다. 올해 애경산업의 화장품 매출이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애경산업의 제품들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애경산업의 대표 브랜드인 AGE20’s, 루나는 색조 제품들로 유명하다. AGE20’s는 이른바 ‘견미리 팩트‘로 유명해진 ‘에센스 커버 팩트’가, 루나는 뛰어난 잡티 커버로 입소문을 탄 ‘롱래스팅 팁 컨실러’가 대표 제품이다.
애경산업은 대표 제품이 색조인 만큼 색조 위주로 해외 수출을 진행해왔다. 여기에 올해 엔데믹 전환 수혜로 색조 화장품 실적이 크게 올랐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며 전 세계적으로 색조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은 것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마스크를 벗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색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애경산업은 색조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강해 코로나 직후 바로 매출 타격을 입었었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글로벌 사업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뷰티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해외 사업에 대한 우려를 놓지 못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서 이전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올 1분기 두 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고, LG생건은 매출은 2.4%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9% 감소했다. 1, 2분기 연이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한 애경산업과는 대조적이다.
애경산업과 아모레·LG생건의 실적 회복 속도 차이가 발생한 것은 수출 주력 제품 때문이다. 애경산업이 색조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수출을 진행한 반면, 아모레·LG생건은 각각 '설화수' '후' 등 기초케어제품 위주로 해외 사업을 전개했다.
코로나 팬데믹 초반에는 피부 관리에 대한 니즈가 높아 아모레·LG생건의 기초케어 제품들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아모레·LG생건의 기초케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팬데믹 후반부에는 중국 시장에서 랑콤 등 글로벌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의 기초 제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가격대가 저렴한 중국 현지 기초 화장품의 제품력도 높아지며 아모레·LG생건 제품의 경쟁력이 낮아졌다.
◇ 글로벌 확장 노력 지속···국내 MZ세대 공략 박차
애경산업은 코로나 이후 '글로벌 확장'과 '디지털'이라는 전략을 명확히 하고 이를 지속하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간다. 특히 이미 진출한 국가에서의 채널 다변화와 공을 들인다.
먼저 중국에서 기존에 티몰·징둥닷컴·핀둬둬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주로 공략했다면, 앞으로는 전통적인 온라인 채널 외에도 틱톡, 콰이쇼우 등 동영상 채널을 적극 공략한다. 중국 현지 인플루언서인 '왕홍'과 협업을 통해 동영상 플랫폼에서 라이브커머스로 제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일본에서는 오프라인 채널 확대에 적극 나선다. 일본은 아직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의 영향력이 더 큰 시장으로, 애경산업은 지난해 10월 일본 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당시 600여개 점포에 애경산업의 브랜드를 입점시켰으며, 입점 점포수는 올 4월 기준 2300여개로 늘어났다.
미국에서는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로 성장세를 이어간다. 애경산업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소비자 피부톤에 맞춰 대표제품의 색을 다양화했다. 예컨대 AGE20’s 에센스 커버 팩트는 31호 미디움 탠톤을 새롭게 출시했고, 루나 컨실로 라인업에도 밝은 컬러인 0.5호, 0.7호가 추가됐다. 애경산업은 올해 9월 미국 현지 시장 맞춤형 신규 베이스 컬러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애경산업의 글로벌 사업 전략이 확실한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입지 확대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국내 매출 비중은 34%에 불과하다. 이에 애경산업은 올해 타깃 연령층을 다양화해 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MZ세대가 목표다.
애경산업 AGE20’s 팩트는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은 편으로 MZ세대 등 젊은 연령대에서 인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애경산업은 올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드롭드롭드롭' 콜라보 에디션을 출시하는 등 감성적인 협업과 '글로우핏 톤업 선케어 2종' 등 시즌 제품 출시로 MZ세대 취향저격에 나섰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MZ세대를 타깃으로 디자인한 제품을 출시하고, 젊은 층 소비가 많은 카카오톡으로 유통 채널을 넓히는 등 구매 연령층을 낮춰가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