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에스트라 등 신규 브랜드 공식 론칭 통해 일본 시장 공략 박차
전 세계 3위 뷰티 시장 일본···라네즈·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인기

일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행사장 외부 전경. / 사진=아모레퍼시픽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일본 뷰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일본에 자사 브랜드 '라네즈'를 선보인 데 이어 올 하반기 일본 현지에 '헤라'와 '에스트라'를 공식 론칭한다. 코로나19 리오프닝 후 중국·면세 매출이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아시아 매출을 일본에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할 전망이다. KB증권은 2분기 아모레퍼시픽 매출 9120억원, 영업이익 39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각각 7%, 24%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분기에도 매출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 59.3% 하락하며 아쉬운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으로, 중국과 면세 매출이 기업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코로나19 회복 후에도 중국에서의 아모레퍼시픽의 회복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국 화장품 기업들이 성장하며 국내 브랜드 인기가 떨어진 것이 타격을 줬다. 

중국 시장에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아모레퍼시픽이 내놓았던 대안은 북미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북미 시장 입지 넓히기에 공을 들였다. BTS(방탄소년단)을 통해 라네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 설화수의 글로벌화를 위해 디자인를 리뉴얼하고 브랜드 엠버서더로 블랙핑크 로제를 발탁했다. 

하지만 북미 시장은 투자가 성과로 바로 이어지기 어려운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미는 국내와 기본적인 문화가 달라 선호하는 화장품 종류가 다른 데다가, 국내 뷰티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시장에서 성과를 내려면 못해도 3~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에서 최근 집중하는 시장이 일본이다. 일본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에 달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전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5298억3500만달러로, 그중 일본 화장품시장 규모는 329억5000만달러다. 

일본은 북미와 달리 한국과 문화적으로 비슷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이 있다. 또 최근 K-팝 등으로 한류가 재도약하며 K-뷰티에 대한 관심도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한국 화장품은 가성비가 좋고 제품력이 높다는 입소문이 났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의 설문조사 플랫폼 TesTee의 한국 화장품 사용 경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10대 72.9%, 20대 61.7%, 30대 51.2%가 한국 화장품 사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 화장품 구매 이유로 10~20대는 효과를, 30대는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이러한 인기에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출도 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화장품의 수출액은 1억1000만달러~1억7000만 달러 사이를 움직였다. 하지만 지난 2017년 1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5년간 꾸준히 증가해 2021년 5억8452만달러 규모로 커졌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32.4%에 달한다. 

국내 중소 브랜드들은 높은 제품력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티르티르, VT코스메틱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일본 온라인 오픈마켓 큐텐에서 2분기 메가 할인 행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티르티르 마스크핏 쿠션’과 ‘VT 코스메틱 CICA 데일리 수딩 마스크’가 나란히 인기 1,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 5년간 국내 화장품 일본 수출액 현황.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같은 상황에 아모레퍼시픽도 올해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간 일본에 선보이지 않았던 헤라, 에스트라 등 미진출 브랜드를 통해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 먼저 이달 헤라를 일본에 공식 론칭하고, 이어 9월 에스트라를 현지 론칭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제품을 알리기 위해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일본 화장품 시장의 경우 온라인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이 강세다. 일본 화장품 시장의 유통 채널별 점유율은 오프라인이 87.3%, 온라인이 12.7%다. 

아모레퍼시픽이 앞서 지난 6월 28일부터 2주간 일본 도쿄 하라주쿠의 아토코스메 도쿄에서 대형 프로모션 행사인 '아모파시페스(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을 개최한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본의 CJ올리브영과 같은 '아토코스메' 도쿄에서 아모파시페스 행사를 열어 일본 미진출 브랜드 11개를 소개하고, 샘플 마켓 운영을 통해 소비자의 제품 경험을 확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는 10월 25일에는 일본 도쿄 백화점에서 마츠야긴자에서 헤라 팝업스토어를 열어 오프라인 행사를 이어간다. 또 9월 에스트라 공식 론칭 후에는 아토코스메를 통해 도쿄, 오사카 등에서 유통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일본 시장 공략은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시장에 진출한 라네즈와 기존 진출 브랜드인 이니스프리가 이미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라네즈의 립 제품은 이베이 재팬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큐텐에서 판매 상위권에 자리잡았고, 또 다른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스킨케어 제품도 일본 큐텐의 올 2분기 메가 할인 행사에서 판매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토코스메는 일본 내에서 굉장히 큰 유통사인데, 그곳에서 아모레퍼시픽만의 페스티벌을 열 수 있었던 자체가 기존 진출 브랜드의 고객 반응과 성과가 좋았다는 증명”이라며 “7월 헤라, 9월 에스트라 등 아모레의 브랜드를 일본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