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방문판매 법률 개정으로 카운셀러 온라인 판매 가능해져
서 회장의 디지털전략 뉴커머스, 온라인 방문판매 얼마나 효과볼지 지켜봐야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몇 년간 ‘디지털 혁신’을 언급해온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뉴 아모레’ 시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자사 온라인 커머스몰을 키우는 동시에 아모레퍼시픽 방문판매(뉴커머스) 카운셀러들도 온라인 판매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전통적인 뷰티산업 영역을 넘어 뉴커머스로 확장하는 아모레가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방문판매로 영업하는 카운셀러에게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방문판매 관련 개정법 개정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카운셀 러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한 판매가 가능해졌다. 아모레퍼시픽 뉴커머스 채널은 이달 중 오픈될 예정이다.
최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아모레퍼시픽 카운셀러들의 판매 채널이 확장됐다. 방문판매 관련 법률이 ‘후원방문판매의 방식에 방문뿐만 아니라 후원방문판매업자 등이 개설·운영하는 사이버몰을 통한 전자거래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개정되면서다. 조만간 오픈될 아모레퍼시픽의 뉴커머스 채널에는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아모레퍼시픽, 홀리추얼, 바이탈뷰티 등의 제품이 포함된다. 고객들은 비대면 방식으로 구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뉴커머스 채널이 개설되면 카운셀러들의 영업 방식도 달라지게 된다. 기존에는 카운 셀러들의 온라인 판매가 불법이었지만, 오프라인 영업뿐 아니라 SNS를 활용한 디지털 영업으로 온라인상에서 고객의 피부 고민을 파악하고 맞춤 샘플을 제공하는 옴니 카운 셀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그동안 오프라인 판매 채널로 어려움을 겪었던 아모레퍼시픽 방문판매자들이 온라인으로 채널이 확대돼 수익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현재 내부에서 기존과 다른 뉴커머스 채널 오픈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실적 부진을 보였지만 온라인 매출은 늘어난 바 있다. 2018년 6조원대 달했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은 지난해 4조원대로 쪼그라들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000억원가량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면세 채널 매출 감소 때문이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온라인 매출은 크게 늘어나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경영방침과도 맞물린다. 서 회장은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 등 3대 추진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서 회장은 “우리가 선보일 뉴 뷰티는 모든 존재가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중시하며 그 잠재력에 주목하는 아름다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전통적 뷰티의 영역을 넘어 일상 전반을 포괄하는 라이프 뷰티로 업을 확장하고 디지털 기술로 개개인에 맞춘 최적의 아름다움을 찾아 나가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박종만 아모레퍼시픽 디지털전략 유닛장(부사장)을 선임했다. 박 부사장은 온라인, 디지털 전문가로 그룹의 디지털 전환 전반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박 부사장이 이사회 일원으로 신규 보강한 것은 곧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서 회장의 강한 의지가 드러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통해 방문판매 등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맞춤형과 비대면 솔루션 등 미래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일단 아모레퍼시픽의 뉴커머스 전략을 향한 업계 반응은 반반이다. 일각에서는 방문판매의 판매 채널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는 반면, 이미 다른 기업들이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화장품 할인 판매를 시작하고 있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의문을 품는 시선도 존재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모레퍼시픽은 방문판매를 첫 시작한 업체여서 네크워크가 크고 효율성이 좋은 편”이라며 “화장품은 큐레이션 서비스가 필요한 분야로 그동안 방문판매를 통해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뉴커머스 전략이 통하면 글로벌 시장으로 자사 상품 판매를 확대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여서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미 쿠팡이나 네이버에서 최저가로 화장품 판매를 하고 있고, 예전과 달리 소비자들의 화장품 선택 폭이 넓어졌다”면서 “오히려 방문판매가 온라인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