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통합 멤버십 론칭 50일 SSG닷컴 내 멤버십 회원 이용액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
SSG닷컴, 지난해 하반기 수익성 개선으로 방향키 돌려···적자폭 감소 추세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신세계의 통합 멤버십 '유니버스 클럽'이 서비스 론칭 50일을 지난 가운데 초기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6개 계열사를 합친 통합 멤버십으로 신세계 내에서 고객이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쇼핑하도록 한다는 목적이 구현되고 있다.
유니버스 클럽으로 신세계 계열사간의 시너지가 증대된 가운데 SSG닷컴이 큰 수혜를 봤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상품을 그대로 살 수 있는 장점을 보유한 SSG닷컴에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 회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서비스 시작 후 50일간 멤버십 회원들은 평균 3개의 계열사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멤버십 회원들의 이용액도 늘었다. 멤버십 회원의 객단가는 비회원 객단가보다 67%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유니버스 클럽 회원들이 특히 관심을 보인 계열사는 SSG닷컴이다. 다른 계열사에서 멤버십을 가입한 후 SSG닷컴을 찾은 회원의 비율은 20%를 넘었다. 가입자 5명 중 1명은 SSG닷컴을 찾은 것이다. 또 SSG닷컴 내 멤버십 회원의 이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
유니버스 클럽 회원들이 SSG닷컴을 찾는 이유는 접근성 때문이다. 오프라인으로 매장에 직접 방문해 쿠폰 등 혜택을 사용해야 하는 이마트·신세계백화점·신세계면세점 등과 달리 SSG닷컴은 스마트폰앱을 통해 그 자리에서 바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SSG닷컴 내에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이 구비돼 있다. 마트와 백화점 방문 없이도 SSG닷컴에서 마트·백화점 상품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과거 SSG닷컴 이용이 적었던 소비자들도 유니버스 클럽 가입 후 SSG닷컴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니버스 클럽을 통한 SSG닷컴 유입 증가는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을 증대시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만 해도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하던 SSG닷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상태다.
SSG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중심의 '균형 성장' 전략을 채택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오고 있다"며 "멤버십 고객 중심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물류 효율을 개선하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SG닷컴이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이커머스 성장세 둔화와 적자 때문이다. 엔데믹 전환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만큼 온라인 시장의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가 지속되는 적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
앞서 지난 2021년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을 3조4404억원에 인수했다. 이마트는 SSG닷컴에 G마켓의 인프라와 기술력을 합쳐 이커머스 시장 강자로 거듭나고자 했다. 실제로 인수 직후 SSG닷컴과 G마켓의 합산 점유율은 15%로 경쟁자들을 위협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SSG닷컴과 G마켓은 통합 후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G마켓의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 전인 2020년 20조원에 달하던 G마켓의 거래액은 지난해 15조원대로 감소했다.
SSG닷컴과 G마켓의 적자는 지난해 이마트 전체 실적에 발목을 잡기도 했다. 지난해 SSG닷컴과 G마켓은 각각 1112억원, 6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이마트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589억원이지만, SSG닷컴·G마켓이 포함된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57억원에 그쳤다.
이에 SSG닷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SSG닷컴은 G마켓과 중복되는 사업을 정리하고 배송 시스템을 단순화했다. SSG닷컴은 120여개의 배송 PP센터를 100여개로 통폐합했고, G마켓은 스마일배송의 새벽배송을 종료했다.
또 SSG닷컴은 마케팅비 등 판관비를 줄이기 위해 7년간 전속모델로 활동했던 배우 공유, 공효진과의 계약을 지난해 말 종료했다. 마진이 많이 남는 것으로 알려진 뷰티 상품 판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SG닷컴은 SSG닷컴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G마켓과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올해 3월 G마켓 출신 이인영 대표를 SSG닷컴 공동대표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G마켓에 17년간 근무해 온라인 시장 상황을 잘 알뿐만 아니라, 공인 회계사 자격을 갖춘 재무 전문가다.
현재 SSG닷컴의 적자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SSG닷컴의 영업손실은 662억원이었지만 수익성 개선을 시작한 하반기에는 450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줄었다.
올 1분기에는 영업손실 156억원을 기록, 지난해 1분기 257억원에서 101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G마켓의 영업손실도 줄었다. 1분기 G마켓의 영업손실은 10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85억원 적자가 줄었다.
2분기 전망도 좋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SSG닷컴과 G마켓의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SSG닷컴, G마켓 등 (이마트의) 이커머스 자회사의 적자가 약 330억원 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SG닷컴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지면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지난 2021년부터 상장을 준비해왔다. 당초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마치려 했으나 얼어붙은 시장 상황으로 올해로 연기했다.
하지만 올해도 상황이 좋지 못해 다시 한 번 상장을 연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장을 예상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와의 약정에 따라 2024년까지 IPO를 마무리 해야하기 때문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계속해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