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플래그십스토어·CU 금융특화매장 통해 이종업계와 콜라보
온라인 플랫폼 협업 통해 O4O 시너지 강화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국내 편의점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편의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가공식품·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단순한 편의점으로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도약해 편의점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다양한 기업간의 협업이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들은 이종업계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편의점의 용도를 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는 한편,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으로 주요 타깃층인 MZ세대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플래그십스토어·특화매장 통한 이종산업과 협업
편의점 GS25는 최근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화제가 됐다. GS25는 지난 28일 플래그십스토어 '도어투성수'에 삼성전자 신제품 갤럭시 Z플립5, Z폴드5를 볼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열었다. 편의점 내부에 갤럭시 스튜디오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주말 도어투성수는 갤럭시 신제품을 구경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GS25는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주도 아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도약을 위한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9년 GS25의 변화를 담은 신규 BI를 선보인 데 이어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해 퀵커머스 사업 확대에 나섰고, 이후 와인25+ 등 자사앱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GS25는 플래그십스토어를 통해 신사업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GS25는 2021년 11월 편의점과 카페를 합친 합정프리미엄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 픽업존, 배달 라이더석을 도입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극대화한 부산 동래래미안아이파크점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토어 전용 브랜드 '도어투'를 론칭하고 사업을 확장했다. 도어투 첫 매장으로는 서울 성수에 도어투성수를 오픈하고, 이 공간을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도어투성수는 오픈 후 게임사 넥슨과 협업한 메이플스토리 팝업스토어, 키친웨어 브랜드 크로우캐션 팝업스토어 등을 선보였다.
편의점 CU는 금융업계와 협업한 금융특화매장을 중심으로 차별화 점포 구현에 나섰다. CU는 지난 2021년 하나은행과 손을 잡고, 이듬해 편의점 업계 최초로 금융 특화 편의점을 선보였다. 금융 특화 편의점은 입출금부터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보안카드 발급 등이 가능해 은행 영업점의 기능을 하는 매장이다.
CU는 금융 특화 편의점을 꾸준히 늘려 현재 업계에서 가장 많은 금융 특화 편의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양주시에 네 번째 금융특화매장을 열었다. CU에 따르면 금융 특화 매장은 일평균 60여건의 금융업무 이용 실적을 내고 있다.
CU는 앞으로도 금융 특화 편의점 수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은행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도서산간 지역을 위주로 금융 특화 편의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 플랫폼 협업 통한 O4O 시너지 강화
편의점들은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은 온라인 플랫폼이 기존에 보유한 고객들을 흡수해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시너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편의점업계는 온라인 플랫폼 사용 연령층이 편의점 주고객인 20~30대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먼저 GS25는 올해 5월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GS25는 넷플릭스 IP를 활용한 PB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넷플릭스 콘텐츠인 'D.P.2'와 콜라보한 신상품을 선보였다. 그 결과 넷플릭스 PB 상품 '넷플릭스점보팝콘', '넷플릭스오징어튀김'이 각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GS25 관계자는 "O4O 사업 시너지를 강화 일환으로 추진한 넷플릭스와의 협업이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 증대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따라 올 수 없는 마케팅, 상품 파워를 갖춰 나가는데 지속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U도 O4O 시너지를 위한 온라인 협업에 한창이다. CU는 최근 중고나라, 배달의민족, 컬리 등 유통업계 온라인 플랫폼을 위주로 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 픽업 및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협업을 전개하고 있다.
CU는 이달 중고나라와 온·오프라인 비즈니스 시너지 강화 협약을 맺었다. CU는 다음달 중고나라에 CU알뜰택배 예약서비스를 오픈하고, 연내 CU 매장 내 중고나라 앱페이 충전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CU는 지난 1월 배달앱 배달의민족과의 협업도 시작했다. 배민에서 CU 편의점 물건을 구매한 뒤 오프라인 편의점에서 픽업할 수 있는 '픽업서비스'를 구현했다. 배민을 CU 자사앱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했다.
CU의 온오프라인 연계 픽업서비스는 컬리로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CU와 컬리는 이달 17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U는 컬리에 온라인 연계 픽업서비스를 적용하고, 컬리는 CU를 통해 그간 온라인에서 판매가 힘들던 주류 판매를 확대한다. 또 두 기업은 향후 장보기·뷰티 특화 오프라인 매장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건준 BGF리테일 사장은 “컬리와 전략적 파트너로서 온·오프라인 협업을 다각도로 모색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사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CU와 컬리가 보유한 강력한 인프라와 상품 개발 노하우 등을 통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