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 58조1천900억원, 1달 새 6조원 이상 증가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 41% 증가, 27조원 돌파
빚투도 급증···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된 만큼 투자 주의 필요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주들의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관련주 흐름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7일 기준 58조1900억원으로 지난해 7월 1일(58조7300억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51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6조원이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어서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특히 2차전지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7조300억원으로 전월(19조1000억원) 대비 41%가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8월(27조4530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POSCO홀딩스(1조7700억원)와 포스코인터내셔널(4500억원)의 일평균 거래대금 합산 금액은 2조2000억원으로 이달 유가증권시장(829개 종목) 일평균 거래대금(14조1000억원)의 15%를 차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차전지가 강세를 보였다. 에코프로(1조5000억원)와 에코프로비엠(1조3000억원)을 합친 거래대금은 2조8000억원으로 코스닥(1636개 종목) 일평균 거래대금(12조9000억원)의 22%를 차지했다.
이례적인 투자 열기를 반영하듯 빚투(빚내서 투자)도 이달 들어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말 19조4000억원에서 이달 28일 20조1000억원까지 7000억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2차전지 종목에 수급이 몰리면서 각 증권사 지점에는 이차전지 주가 흐름을 묻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투자를 하지 않던 투자자들이 새로 증시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분위기"라며 "각 지점마다 2차전지 종목 주가가 앞으로 오를지, 지금 사도 되는지 등을 물어보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주가 급등으로 이익을 얻을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포모'(FOMO) 심리가 2차전지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포모 현상으로 인한 수급 유입과 고밸류 부담으로 인한 공매도 자금간의 세력 다툼이 지속되며 증시 변동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 수급을 따라가기보다는 차분히 산업과 기업들이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