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 매출 4000억원·항암제 반기 매출 1000억원 첫 돌파···전문약은 20% 성장
바이오 복제약 온베브지, 분기 매출 첫 100억원대···포시가 제네릭 트루다파도 시장 1위
올 매출 목표 8100억원, 2026년은 1조원···보령, 전략품목 육성과 포트폴리오 구축 추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보령(구 보령제약)의 반기 매출이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다. 항암제는 2분기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한 ‘온베브지’를 중심으로 반기 매출이 1000억원을 달성했다. ‘포시가’ 제네릭(복제약) ‘트루다파’는 제네릭 시장 1위를 기록했다. 보령이 기존 강세를 보였던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부문에서 점차 항암제와 당뇨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추세다. 

26일 보령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매출은 4201억원, 영업이익은 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6%, 14% 증가한 수치다. 보령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6%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전년대비 20% 성장한 348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항암제 부문은 전년대비 48% 성장한 1061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젬자’와 ‘알림타’ 등 LBA 품목의 본격 판매와 함께 바이오시밀러, 항암보조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LBA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을 지칭한다. 구체적으로 젬자는 2분기만 4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알림타는 61억원이다.

항암제 중 눈에 띄는 품목은 ‘아바스틴’ 바이오 시밀러(복제약) 온베브지다. 2분기만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온베브지는 지난 2021년 6월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국내 독점판매권을 따낸 품목인데 올 1분기 92억원에 이어 이번에 100억원을 달성한 부분은 긍정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참고로 보령은 지난 2020년 5월 ETC(전문의약품) 부문 산하 ONCO(항암) 본부를 ONCO 부문으로 승격시키며 항암제 사업에 집중한 바 있다.  

보령의 당뇨 치료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계열 당뇨약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제네릭 트루다파가 핵심이다. 보령이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를 거론하며 6월 말 누적 기준 제네릭 시장 1위를 달성하는 등 SGLT-2 계열로 ‘성공적’ 진출을 강조한 부분이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단일제 포시가 제네릭을 기준으로 하면 트루다파 원외처방금액이 2억원을 넘고 복합제 ‘직듀오’ 제네릭인 보령의 ‘트루다파엠’ 처방실적도 2억원대로 추산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제약업계 관계자는 “포시가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보면 보령 품목이 1위인 것은 맞지만 뚜렷하게 제네릭 시장을 리드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라며 “4월 초순 이후 3개월이 채 안되는 실적이기 때문에 트루다파를 포함한 상위권 제네릭이 일단 ‘앞서 나간다’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많은 업체가 일시에 제네릭을 출시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최소 6개월 이상 지켜봐야 우열구도를 판단할 수 있다”며 “일단 보령의 스타트가 눈에 띄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밖에 당뇨 치료제 ‘트루리시티’는 2분기에만 146억원 매출을 올린 상태다. 1분기 매출은 143억원이었다. 

그동안 보령 실적의 핵심이었던 ‘카나브 시리즈’ 매출은 2분기만 3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1% 성장한 수치다. 상반기 매출은 695억원이다. 보령 관계자는 “단일제의 견고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복합제의 라인업 확대에 기반한 카나브F 매출도 오르고 있다”라며 “카나브 시리즈가 포함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시장 내 복합제 선호도가 증가 추세인 점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부문 특징은 카나브 시리즈 성장에도 불구하고 보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1분기 전문약 매출에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부문은 31.4%였지만 올 1분기엔 25.2%로 떨어진 상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령이 ‘그레이트 카나브’ 전략을 통해 2026년까지 카나브 패밀리 매출을 2000억원까지 제고를 추진하는 등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부문 비중은 아직도 높은 상태”라며 “하지만 매출 무게중심은 조금씩 항암제와 당뇨 치료제로 이동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이밖에 보령 매출에서 눈에 띄는 품목군은 ‘스페셜 케어’다. 일종의 틈새시장을 노린 품목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항생제 ‘메이액트’의 경우 2분기만 58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97% 증가했다. 이비인후과와 소아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호흡기 치료제 ‘뮤코미스트’는 같은 기간 55억원을 기록하며 62% 성장했다. 보령은 복약순응도를 개선한 저농도 제품 출시 효과로 향후 뮤코미스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령은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액을 각각 8100억원과 610억원으로 설정했다. 회사는 지난 2021년 제시했던 ‘2026년 매출 1조원’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데 사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보령은 당뇨와 CNS(중추신경계) 등 다분야 만성질환에서 전략품목을 육성하고 LBA 품목과 소세포폐암 도입신약 ‘젭젤카’ 등 다양한 암종별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항암제 시장 지배력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장두현 보령 대표는 “신제품 개발과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며 “카나브와 항암제를 필두로 수익성을 갖춘 사업구조를 구축해 매출 1조원 목표를 조기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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