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상장 철회신고서 공시
증권신고서 세 차례 정정 요구에 시간적 한계 맞물려
“내실 다지기 나서 향후 상장 재추진 할 것”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했던 클라우드·메타버스 오피스 기업 틸론이 상장을 철회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세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물리적으로 상장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틸론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 적절한 시점에 상장에 다시 나선다는 방침이다.
20일 틸론은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틸론 측은 공시에서 “시장 상황 및 공모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공모를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틸론의 이번 상장 철회는 세 번에 걸친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영향으로 분석된다. 틸론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이는 앞선 3월과 6월에 이은 세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였다.
이에 틸론이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데 시간적인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틸론은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지난 2월 9일 통과했는데 그 효력이 내달 9일 만료될 예정이었다. 증권신고서 정정이 빠른 시간 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10영업일 소요되는 효력발생일 후 수요예측과 청약, 납입 등을 마쳐야 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증권신고서 수정도 쉽지 않았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공시를 내면서 이례적으로 설명자료까지 배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대법원 상환금 청구의 소에 대한 원심파기 환송 결정에 따른 영향’, ‘회사와 대표이사 간 대여금 거래와 관련 법률 문제 가능성’ 등을 기재할 것을 요구했다. 법리적 판단이 필요한 만큼 빠른 설명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틸론은 이전 상장이 무산됐지만 추후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틸론 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유치 ▲국내외 영업 확대 및 수익성 개선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 신설 검토 및 사외이사 경영참여 확대를 통한 내부통제시스템 강화 등 내실다지기를 통해 적절한 시점에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백준 틸론 대표는 상장 철회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최 대표는 입장문에서 “상장을 준비하면서 마주했던 미진한 부분에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면서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회사의 재도약을 위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