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자회사, 작년 상장 주관사 선정과 유상증자···유한건생 “내부서 준비”
3년 매출 증가 추세, 건기식 위주서 사업 확장···작년 100억원대 영업적자, 1Q는 4억원 흑자
유한건생, 헤브라엑스 등 원료 사업 집중···뉴오리진 카페 1곳으로 축소, 유한 “온라인몰 주력”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유한양행 자회사인 유한건강생활이 당초 예정대로 IPO(기업공개)를 추진할지 주목된다. 유한건생은 기업가치가 최고조가 되는 시점에 IPO를 본격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건강생활은 지난해 말 기준, 유한양행이 78.71%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지난 2019년 유한양행 실무부서가 독립해 탄생한 업체다. 건강기능식품을 주력으로 화장품과 우유, 분유 등 일반식품까지 사업영역이 다양한 편이다. 대표 품목으로는 여성 질 건강 카테고리 1위인 ‘이너플로라’와 프리미엄 유제품 브랜드 ‘a2’, 갱년기 건기식 브랜드 ‘에스트리션’이 꼽히고 있다.
유한건강생활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며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22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는 유한건강생활의 본격 IPO 진행을 올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8월이나 9월 등 구체적 시점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사의 IPO 추진 관련 대외적으로 알려진 부분이 적은 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유한건강생활의 IPO 준비 상황이 외부에 전해지지 않아 궁금했다”며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진행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유한건강생활은 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유한건생 관계자는 “현재 회사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기업가치가 최고조인 시점을 선택해 IPO를 본격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가치는 매출 등 경영실적이나 제품을 예로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설명한 기업가치를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매출은 증가 추세를 달리고 있다. 사실상 독립 첫해로 볼 수 있는 지난 2020년 320억원에 이어 2021년 51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에 비해 소폭 성장한 518억원을 기록했다. 건기식 중심으로 영업하던 유한건강생활은 2020년 여성 건강을 화두로 ‘질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매출 증대 기반을 닦았다. 이어 2021년 경북 안동에 천연물연구소를 설립한 유한건강생활은 지난해 ‘인벤티지랩’과 의료용 대마 후보물질을 활용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추진하는 등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반면 영업적자 등 수익성 악화는 기업가치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줬다. 지난 2020년 -193억원에 이어 2021년과 2022년 –123억원과 –108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폭은 줄었지만 지난해 100억원 넘는 적자를 보인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건강생활이 당장 IPO를 본격 진행하지 못하는 즉 기업가치가 최고조에 도달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가 영업적자로 판단된다”며 “유한양행에서 독립한 후 자생적으로 수익성을 올리기에 부족했고 벌여놓은 사업도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유한건강생활도 수익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표적 사례가 천연물연구소가 개발한 화장품 원료 ‘헤브라엑스’다. 산업용 대마인 ‘헴프’ 연구를 통해 개발한 헤브아렉스는 피부 진정 원료다. 유한건강생활은 지난달 헤브아렉스를 활용한 클린 뷰티 브랜드 ‘헤브아’ 신제품 2종을 출시, 매출과도 연결시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 유한건강생활 영업이익이 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 올해 영업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라며 “이같은 흐름을 유한건생이 말하는 기업가치 최고조를 위한 스타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가치를 사업과 제품 측면에서 보면 최근 단행한 브런치카페 ‘뉴오리진 카페’ 운영 축소가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IFC몰점과 동부이촌점, 광화문점, 롯데 김포공항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5곳을 운영했던 뉴오리진 카페가 IFC몰점을 제외한 4곳 문을 닫은 것이다. 이에 대해 유한건강생활은 과거 유한양행 사업부 시절부터 운영했던 뉴오리진 카페 대신 분사 후 구축한 뉴오리진 온라인몰 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한건생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시장이 확대된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임대계약 만료 등 사정이 겹치며 운영을 줄인 것이지 매출이 적어 문을 닫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매출 등 경영실적이 호전되고 신규 사업이 성과를 내는 시점을 택해 유한건강생활은 IPO를 본격 진행할 전망이다. 유한건생은 당분간 신사업보다는 앞서 거론한 헤브라엑스 등 원료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건강생활이 독립 후 3년 넘게 준비한 사업 중 일부가 올해 들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회사가 어느 시점에 IPO를 진행, 어떤 결과를 얻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