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서 출시한 텍스트 중심 SNS 스레드 인기···닷새 만에 구독자 1억명 돌파
CJ올리브영·무신사 등 패션·뷰티업계 스레드 계정 개설 및 홍보 속도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유통업계에 ‘스레드’ 바람이 불고 있다. SNS 전통 강호인 트위터의 대항마로 새롭게 나타난 스레드는 정용진 부회장 등 기업인이 가세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유통가에서도 스레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는 최근 스레드 마케팅을 시작했다. 스레드(Threads)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제작한 SNS로 지난 6일 출시됐다. 기존 인스타그램이 사진과 영상 중심이었다면, 스레드는 텍스트 중심으로 운영돼 트위터와 유사한 점이 많다.
스레드는 출시 약 일주일 만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스레드는 출시 이틀 만에 7000만명이 가입했고, 닷새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달성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내 설치자도 100만명을 돌파했다.
스레드 돌풍에 국내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패션·뷰티업계가 스레드 활동에 서둘렀다. 무신사·CJ올리브영 등은 기업 공식 계정을 열고 게시물을 올리며 소통에 나섰다. 두 기업은 빠른 시작으로 현재 각각 1만3000여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농심, 빙그레, 오뚜기 등 식품업계에서도 공식 계정을 개설하고 나섰다. 하지만 아직 게시물을 올리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기에 구독자수는 200~5000명 사이로 무신사·CJ올리브영에 비해 적다.
스레드의 구독자가 늘어나고 규모가 커지면 인스타그램처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서는 인스타그램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0년 빙그레가 인스타그램에 부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선보여 인기를 끈 바 있다.
당시 빙그레의 캐릭터 마케팅에 MZ세대는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통해 빙그레는 국내 식품기업 인스타그램 구독자 1위를 차지했고, 유튜브에서도 10만여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빙그레의 이미지도 젊게 변화시킬 수 있었다.
스레드 또한 인스타그램처럼 젊은 층과 소통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해 사진과 글을 업로드할 수 있어 기업에서도 운영이 수월하다.
스레드가 마케팅 수단으로써 인스타그램보다 나은 점은 게시물에 타 사이트 이동 링크를 자유롭게 걸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스레드 게시물의 링크를 클릭하면 기업의 온라인몰이나 앱, 판매처 등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의 링크 기재를 제한하고 있다.
일주일 전 스레드 활동을 시작한 무신사는 스레드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레드 게시글을 통해 자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무신사앱 연결 링크를 공유하고, 신상품 발매 기획전 페이지 링크를 홍보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SNS를 통해 패션에 관심이 많은 다양한 고객 및 구독자들과 소통하려고 한다”며 “최신 패션 트렌드 소개부터 코디 추천, 상품 제안 등의 콘텐츠를 올리고 있으며, 무신사에 입점된 주요 브랜드의 트렌디한 상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스레드를 인스타그램처럼 활용 중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스레드에 가입하고 농심 먹태깡과 아사히 생맥주캔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정 부회장은 평소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신세계의 서비스를 홍보했는데, 향후 이러한 활동을 스레드에서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제2의 인스타그램’ 될까 ‘클럽하우스’ 그칠까
유통업계는 스레드가 앞으로 인스타그램·유튜브와 같은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단 유행에 맞춰 활동을 시작하지만, 스레드가 앞으로 계속 성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스레드가 과거 유행했던 음성 기반 소셜 미디어 ‘클럽하우스‘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클럽하우스도 과거 유명인들이 사용하며 큰 화제였지만 지금은 조용하다”며 “스레드도 반짝 화제로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SNS 마케팅 채널이 과도하게 많아져 실제 마케팅 효과는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으로 홍보 채널이 다양해지며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분산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SNS 홍보 수단에 스레드가 추가되는 것이 마케팅 측면에서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고객 타깃 연령대가 높을 경우 스레드와 같은 신생 SNS를 통한 유입과 매출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