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곳 분양 예정···재개발 52%·재건축 38% 차지
재개발 물량 한강 이북 집중···강남은 재건축 위주
“공급 변수 많아···1안·2안 마련해 청약 도전해야”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 청약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띈 가운데 하반기 분양 단지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강북은 재개발 물량이 몰려 있고, 강남엔 재건축 물량이 다수 분포했다. 자금사정에 따라 강남 또는 비강남으로 수요층이 갈릴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에선 44곳, 3만2657가구(민간 아파트·임대 포함)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중 일반분양 가구는 1만1105가구에 달한다. 가구수 기준으로 올 상반기 실적(8곳·4334가구)의 7.5배, 작년 하반기(12곳·2만1203가구)의 1.5배 많은 수준이다.

최근 청약 시장이 살아고 있는 데다 앞으로 분양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 앞서 상반기 청약 시장은 1순위 평균 경쟁률 51.85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8일 1순위 접수를 실시했던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가재울아이파크’는 평균 89.95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하반기 전망을 밝게 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시장이 좋아진다는 것은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며 “공급하는 입장에서 분양이 잘 되는데 굳이 분양가를 낮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 인상 압박까지 이어지고 있어 연내 분양하는 물량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분양 단지는 정비사업 물량이 대부분이다. 재개발 15곳(1만6897가구), 재건축이 18곳(1만2407가구)으로 전체 물량의 90%를 차지한다. 재건축 물량은 대부분은 강남3구에 몰려 있다. 강북은 대부분 재개발 물량이다. 업계에선 하반기 서울 분양시장이 ‘강북 재개발’과 ‘강남 재건축’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사정에 따라 강남 또는 비강남으로 선택이 갈릴 전망이다.

서울 재개발 물량은 동대문구에 다수 분포했다. 삼성물산이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1구역에 짓는 ‘래미안 라그란데’를 8월 분양 예정이다. 3069가구의 대단지로 이 중 920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신이문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청량리동에선 롯데건설이 청량리7구역을 재개발하는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가 1순위 청약을 11일 진행한다. 761가구 규모로 이 중 173가구가 일반분양에 나선다. 이 밖에 용산구 한강로2가에선 호반건설이 ‘호반써밋 에디션’을 공급한다. 이곳은 아파트 110가구, 오피스텔 77실, 오피스, 상가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다.

재건축 물량은 강남구와 송파구에 분양을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은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 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청담 르엘’을 분양한다. 1261가구 가운데 149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다. 다만 투기과열지구로 전매제한, 실거주의무 등의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 아파트를 재건축해 2678가구를 짓는다. 이 중 578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서울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초역세권 단지다.

전문가들은 현장에 변수가 많은 만큼 한 곳만 청약을 기다리기보단 1안과 2안 등으로 대상을 구분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권 팀장은 “올해 분양을 계획하고는 있지만 공사비 증가를 비롯해 내부 사정으로 인해 분양 일정이 얼마든지 늦어질 수 있다”며 “관심이 있는 단지가 있다면 여러 후보군을 뽑아 현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청약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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