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6개 상장사 상반기 평균 상승률 94.8%···홀딩스는 40.3% 그쳐
경기침체 장기화에 지주사 배당수익 감소, 실적개선 불투명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대기업집단 지주사들이 ‘만년 저평가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업집단에 속한 상장사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한때 호실적에 기반한 고배당 및 주주환원정책 등을 실시해 지주사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적도 있지만, 오명에서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국내 기업집단의 대표 지주사는 SK와 LG, 포스코홀딩스, 롯데지주, 한화, GS, HD현대 등 7곳이다. 이들 지주사의 올해 상반기 주가를 보면 대부분 상장사들의 평균 변화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올해 주식시장에서 크게 선전했던 상장사 6곳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94.8%다. 반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상승률은 40.3%로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SK 역시 상장사들과 지주사의 주가 차이가 큰 곳이다. 21개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률은 12.0%지만 지주사인 SK㈜는 -21.3%다.
이는 포스코와 SK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집단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HD현대의 경우 상장사들의 주가가 평균 20.8% 올랐지만 지주사는 4.9% 오르는 데 그쳤다. GS와 롯데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주사들은 앞서 주가 부양을 위해 다양한 주주친화정책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실제 수익률과 기대 수익률의 불일치와 낮은 배당성향 등에 투자를 주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주사의 경우 대부분 각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이슈와 결부돼 있다”며 “또 실제 사업이 아닌 브랜드 수수료나 자문료 등이 핵심 수익원이어서 실적이나 주가를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 장기화에 계열사 및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 수익이 줄어들면서 뚜렷한 실적개선마저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투자보다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현상 역시 지주사 대신 다른 투자처를 찾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의 경우 7개 상장사의 평균 상승률은 12.8%였는데 ㈜한화는 16.8%가 올라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지주사의 주가가 더 높았다. 올해 상반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진행하며 시장 및 투자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