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암 타깃 항체치료제 ‘EU101’ 하반기 임상 1상 데이터 수집
시장 주목도 높아지는 CAR-T 치료제···연구개발비 현금 실탄 마련 시급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유틸렉스가 2018년 코스닥 상장 이후 5년째 기술이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임상이 항체치료제 파이프라인에서 기술이전을 추진해 매출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이전이 지연될 경우 장기적인 연구개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틸렉스는 항체치료제로 개발 중인 ‘EU101’ 임상 1·2상에서 1상을 마무리하고 올 하반기 데이터 수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틸렉스의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중 항체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현재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5개 파이프라인 중에서 항체치료제 'EU101'이 최근 1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이르면 내년 중 1상 관련한 초기 결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틸렉스 보유하고 있는 항체치료제 파이프라인은 총 두 가지다. 고형암 대상 항체치료제 'EU101'과 모든 암 대상 항체치료제 ‘EU103’이 해당된다. 회사는 EU101의 임상 1상 데이터 수집이 끝나는 대로 기술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EU103 역시 두 곳의 글로벌 제약사와 구체적인 기술이전 계약 조건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유틸렉스는 2018년 기술특례 상장 이후 아직 주목할만한 기술이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장 전, 중국으로 기술수출을 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명확한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이 없다. 기존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에 따른 현금 확보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유틸렉스의 영업 적자는 2018년 137억원에서 2019년 183억원, 2020년 249억원, 2021년 336억원, 2022년 367억원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임상 비용과 연구개발비로 연간 200억원 이상 지출하면서 적자만 쌓이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유틸렉스는 올해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지정유예 기간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기술이전 및 캐시카우 확보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체치료제 기술이전 성과는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는 고형암 타깃 CAR-T 치료제 ‘EU307’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CAR-T 치료제는 유전자 조작에 따른 연구개발(R&D)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충분한 연구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U307은 올 하반기 1상 환자 투약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유틸렉스는 유상증자로 현금 516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유상증자 이후 2년간 임상자금은 확보됐다는 것이 유틸렉스 측 입장이다. 유틸렉스는 “향후 2년 정도는 연구개발비가 충분할 것”이라며 “당분간 추가적인 투자자금 유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유틸렉스는 516억원 중 약 400억원은 연구개발비로, 나머지 100억원 가량은 시설투자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장기 연구개발비 및 운영자금 조달 계획 부재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황 속 자금조달이 어려운 바이오 업계에서 장기간 임상을 끌고 갈 여력이 충분치 않은 바이오 벤처가 수두룩하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R&D 전략을 짜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틸렉스가 장기적으로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기술이전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기술이전에 따른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 수익으로 현금 실탄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CAR-T 치료제 분야에선 큐로셀, 앱클론 등이 임상에서 성과를 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회사의 CAR-T 치료제 EU307 개발이 지연될수록 경쟁사 파이프라인에 비해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또 유틸렉스가 겨냥하고 있는 고형암 타깃 CAR-T 치료제는 개발 경쟁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셀렌진, 박셀바이오, 바이젠셀 등 다수의 바이오텍이 고형암 타깃 CAR-T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다. 혈액암 CAR-T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큐로셀 마저 최근 고형암 CAR-T 치료제 개발 계획을 알렸다.
유틸렉스 관계자는 “항체치료제 EU101 기술이전으로 현금을 확보하게 되면 CAR-T 치료제 등에도 임상 자금으로 사용해 연구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