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신한운용 이어 3번째 SCHD 국내판 출시···SCHD와 커버드콜 결합 2종도 상장
신한 SOL미국배당다우존스 정조준···서학개미 JEPI 수요도 퇴직연금으로 흡수 기대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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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에서 3번째로 미국 대표 배당성장 ETF인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티커명 SCHD)의 국내판을 출시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SCHD에 커버드콜 전략을 가미한 2종의 ETF도 자체 개발해 동시 상장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SCHD 기반 3종 ETF를 상장하는 이유는 장기 투자에 적합한 ETF인 SCHD를 활용해 퇴직연금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서다. 앞서 신한자산운용이 지난해 출시한 국내판 SCHD인 SOL미국배당다우존스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최적의 퇴직연금 ETF로 부각되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상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서는 개인투자자 퇴직연금 시장의 대표 ETF를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 뒤늦게 국내판 SCHD 출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원조 SCHD에 커버드콜을 결합한 자체 개발 ETF로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월배당 ETF인 ‘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티커명 JEPI)의 수요도 퇴직연금으로 끌어들이길 기대하고 있다.

◇ SCHD 경쟁에 뛰어든 미래에셋운용···커버드콜 ‘옵션’도 선택가능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일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 등 3종의 ETF를 상장한다.

세 ETF 모두 SCHD처럼 S&P Dow Jones Indices가 산출하는 ‘Dow Jones US Dividend 100 (PR) Index’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는 ETF다. 다만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과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의 경우 커버드콜이 결합된 ETF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ETF다.

SCHD 기초지수인 Dow Jones US Dividend 100지수는 시가총액 5억달러 이상 기업 중 최소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들 가운데 부채대비현금흐름, 자기자본이익률, 연간 배당률, 5년간 주당배당금 증가율 등을 기준으로 100여개 우량기업들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SCHD는 2011년 10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래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당성장 ETF다. 연간 기준 평균 3%대 중반 가량의 분배금을 분기마다 배당하며 분배금이 증가율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2% 가량에 달한다. 분배금 재투자시 S&P500 지수와 엇비슷하거나 우위의 수익률을 보여주기에 장기투자에 최적화된 ETF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판 SCHD 출시는 국내 3번째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최초로 2021년 10월 ACE 미국고배당S&P를 출시했고 지난해 11월 신한자산운용이 SOL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출시했다. 신한자산운용은 분기배당이었던 SCHD를 월배당으로 바꾸어 SOL미국배당다우존스를 내놓았는데 지난해 11월 상장 당시 80억원이었던 순자산총액은 지난 16일 기준 2208억원까지 급증한 상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신한자산운용의 SOL미국배당다우존스 독주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전략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SOL미국배당다우존스 ETF보다 총보수를 0.02%P 낮은 0.03%로 설정했다. 이어 상장시 시드머니에 해당하는 신탁원본액을 무려 2830억원으로 설정하는 초강수도 던졌다. 역대 ETF사상 최대 규모의 신탁원본액이다.

이는 SOL미국배당다우존스보다 매매중개수수료를 낮추기 위해서다. ETF는 덩치가 커질수록 매매중개 수수료가 싸지고 수수료가 싼 ETF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시장에서 독점화가 진행된다. SOL미국배당다우존스가 더 이상 커진다면 국내판 SCHD 시장에서도 사실상 독점체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에 2830억원이라는 신탁원본액을 투입한 것은 SOL미국배당다우존스의 인기몰이를 그대로 놔둔다면 향후 추격할 여지가 아예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적으로 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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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연금 시장 선점 의지···JP모건 ‘JEPI’가 롤모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판 SCHD와 더불어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과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 ETF라는 개량형 ETF 상품 2종도 동시에 내놓았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SCHD에 커버드콜을 결합해 만든 자체 개발 ETF다.

SCHD의 경우 장기투자를 시작하는 청년층에게는 적합한 ETF지만 당장 생활비로 배당금이 필요한 노년층이나 멀지 않은 시기에 높은 배당금이 필요한 중장년층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ETF다.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과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 ETF는 각각 6%때와 10%대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커버드콜 ETF로 노년층과 중장년층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커버드콜은 주식 현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콜옵션 판매대금으로 매달 수익을 지급할 수 있어 해외의 경우 월배당 ETF 상당수가 커버드콜 ETF다. 커버드콜 ETF의 장점은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점이다.

반면 단점은 증시가 하락할 때는 같이 하락하지만 상승할때는 상승이 제한되면서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하향한다는 점이다. 나스닥 지수와 커버드콜을 결합한 ETF인 QYLD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QYLD의 국내판 버전인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를 선보인바 있다. 이 ETF 역시 10% 이상의 배당률을 자랑하지만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하향하기에 원금을 까먹는 패턴이다.

이러한 커버드콜 ETF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투자기법이 연구됐다.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가 2016년 출시한 대표 월배당 커버드콜 ETF 상품인 Amplify CWP Enhanced Dividend Income ETF(티커명 DIVO)나 이를 국내판으로 만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S&P액티브의 경우 콜옵션을 선택적으로 행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2020년 JP모건이 출시한 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JEPI)은 현재 가장 성공한 커버드콜 ETF로 평가받는다. JEPI는 고배당 저변동 주식 포트폴리오에 커버드콜이 담긴 채권을 결합하고 고연차 펀드매니저의 액티브운용을 더함으로써 주가 하락폭은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10% 이상의 배당률을 내는데 성공했다.

JEPI는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도 서학개미들은 JEPI를 1억9532만달러 어치 순매수했는데 이는 전체 서학개미 순매수 종목 가운데 4위에 해당한다. 1,2,3위가 3배 레버리지 ETF상품인 점을 고려하면 순수 적립식 투자 종목 가운데는 사실상 1위인 셈이다. 5위 순매수 종목은 SCHD(1억6860달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과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 ETF는 JEPI처럼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은 월배당 ETF’ 수요를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흡수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고안됐다.

JEPI처럼 채권과 액티브를 결합해 운용하지는 못하지만 변동성이 적고 우상향하는 SCHD 주가를 기초로 커버드콜 기법을 일부 담아 운용하면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하향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런 차원에서 ‘국내판 JEPI’라고 홍보하고 있다.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의 경우 커버드콜 판매비중은 15%, 미국배당+7%프리미엄이 경우 40% 가량으로 알려졌다. 커버드콜의 판매비중이 높은 만큼 배당수익률이 높지만 주가 상승은 더 제한되는 구조다. 투자자들의 연령과 자산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컴형 ETF 특성
미래에셋자산운용 인컴형 ETF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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