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고부가가치 제품인 LTPO 패널
수익성 확대 위해 모바일용 라인 LTPO로 전환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5’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전작인 ‘아이폰14’에서 기본형과 프로맥스 모델에 각각 OLED를 공급했지만, 올해는 프로 라인업에 주력한다. 기본형 제품보다 패널 단가가 높은 만큼 이를 기반으로 흑자 전환을 노린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파주 공장 E6 라인에서 아이폰용15용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패널 생산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가 수주한 신제품 OLED 물량은 약 3500만개로 알려졌다. 아이폰15용 OLED 물량 총합 전망치는 전작과 비슷한 1억5000만~1억6000만개로 LG디스플레이 점유율은 20% 초반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 이외 아이폰15용 OLED 패널 공급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다. 물량 전망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1억1000만개, BOE가 500만~1500만개 수준이다. 아이폰15 기본형 제품의 저온폴리실리콘(LTPS) 패널 공급을 담당하는 BOE의 경우 기술적 문제로 양산 일정이 8월 이후로 미뤄져 삼성디스플레이의 물량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아이폰용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가 배정받은 신제품 물량은 아이폰14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아이폰15 패널은 전량이 LTPO 제품인 만큼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서는 아이폰 기본형 모델에 들어가는 LTPS과 LTPO 패널을 동시에 공급했다.
LTPO OLED는 소비 전력 절감에 유리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프로와 프로맥스 기종에 적용된다. LTPO 패널 가격은 LTPS 대비 30% 이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LG디스플레이는 LTPO 제품 양산이 처음이었던 지난해 기술적 이슈로 애플에 납품하는 초도 물량 제작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시행착오 끝에 기술 안정화에 성공했고, 올해도 큰 문제 없이 애플 제품을 생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하반기 모바일용 제품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에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흑자 전환 요인으로 스마트폰용인 6세대 기판 기준 1만5000장 증설, 태블릿 PC 패널 점유율 확대, 자동차용 제품 수주잔고 증가 등을 꼽은 바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는 계절적 성수기 및 E6 3단계 신규 가동에 따른 OLED 출하 증가 효과가 맞물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하반기부터 모바일용 OLED, 화이트(W)-OLED, IT용 OLED의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패널을 생산하는 파주 E6 공장을 모두 LTPO 라인으로 전환한다. LTPO 전용 라인으로 구축된 E6-3 이외에 LTPS 라인인 E6-1과 E6-2도 현재 70% 수준으로 LTPO 전환이 완료됐다. 연내 전환이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패널 단가가 높은 LTPO 제품 생산량을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캠퍼스 내 모바일용 OLED 라인이 7개인 반면 LG디스플레이는 3개뿐으로 생산력 측면에서 열세인데, 모든 라인을 LTPO로 전환해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LTPO 쪽에서 실적 반등을 희망하고 있지만, 애플로부터 물량을 많이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며 “LTPO 수율이 삼성디스플레이보다는 훨씬 낮고 애플이 패널업체 1곳에 LTPO 물량을 몰아줄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