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구체적인 IPO 추진 계획 없다“ 일축
마녀공장·에이피알 등과 규모 차이로 비교 어렵단 지적도

마녀공장이 상장한 가운데 에이피알이 올 하반기부터 IPO를 추진한다. 에이피알의 브랜드들. / 사진=에이피알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마스크팩 ‘메디힐’로 유명한 뷰티기업 마녀공장이 상장에 성공하면서 뷰티업계 IPO(기업공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마녀공장이 뷰티업계 IPO 신호탄을 쏘면서 버드뷰, 에이피알 등 뷰티기업 상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IPO 대어인 CJ올리브영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녀공장은 지난 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마녀공장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1배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가 1만6000원으로 시작한 마녀공장은 시초가 3만2000원을 형성하며 흥행했다. 

마녀공장의 주가는 3거래일인 지난 12일까지 연속 강세를 보였다. 4일째인 이날도 4만4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마녀공장은 중국 의존도가 낮으면서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는 높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녀공장의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그간 상장을 미뤄왔던 국내 뷰티기업들이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먼저 화장품 성분 분석앱 ‘화해’를 운영하는 뷰티기업 버드뷰가 상장을 추진한다. 버드뷰는 이달 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후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뷰티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패션 브랜드 ‘널디’ 등을 보유한 에이피알이 상장예비심사 청구하고 IPO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의 상장 또한 관심사다. CJ올리브영은 2021년 11월 주관사를 선정하며 IPO를 추진했지만, 지난해 8월 국내 증시 악화로 인해 상장을 연기한 상태다. 당시  CJ올리브영은 4~5조원대 몸값을 기대했으나 3조원대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 뷰티기업인 마녀공장이 상장에 성공하며 CJ올리브영이 IPO를 다시 추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성장시켜 시장의 기대가 매우 큰 상황이다.

지난해 CJ올리브영의 매출은 2조7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45억원으로 전년 보다 97.5% 늘었다. 눈에 띄는 실적개선에 증권가에서는 CJ올리브영이 올해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IPO 추진 계획은 없다. 시장 상황을 살피며 적절한 시점을 검토할 것”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CJ올리브영 상장이 현재는 무리라는 의견이 나온다. IPO에 성공한 마녀공장이 상장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주가 거품설이 나오는 등 불안정한 상황 이어지고 있다. 시장 대어급인 CJ올리브영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마녀공장, 에이피알 등 뷰티기업을 같은 비교선상에 놓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몇조 원 단위의 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투자 유치에서 경쟁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으로 큰 규모 기업 상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 주주구성 내역.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CJ올리브영의 상장은 CJ그룹의 승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핵심 요소기에 업계는 더욱 주목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가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핵심 창구가 바로 CJ올리브영이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CJ㈜가 최대 주주로 지분 51.5%를 보유하고 있다. 이 뒤를 이어 2대 주주인 이선호 경영리더가 지분 11.04%를 이경후 경영리더가 4.21%를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상장하면 이경후·선호 남매가 보유 지분을 처분해 CJ그룹 지주사의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 

이재현 회장이 보유한 CJ 지분은 42.07%로 두 남매와 격차가 큰 상황이다. 때문에 CJ는 이경후·선호 남매에게 CJ 지분을 넘기는 승계 작업을 계속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선호 경영리더는 현재 CJ㈜ 보통주 지분 3.2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말 2.89%에서 소폭 증가했다. 누나인 이경후 경영리더도 CJ㈜ 보통주 지분이 기존 1.19%에서 1.47%로 올랐다.

두 남매는 신형우선주도 꾸준히 매수해 오고 있다. 신형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 가능해 재계에서 승계 작업 시 자주 이용한다. CJ 신형우선주(CJ4우) 지분 변화를 살펴보면 이선호 경영리더는 2021년 3분기 25.16%에서 지난해 말 28.98%로, 같은 기간 이경후 경영리더는 24.19%에서 26.79%로 지분을 늘렸다.

한편 두 남매는 현재 경영 수업에 한창이다. 특히 이선호 경영리더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식품성장추진실장을 맡으며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어, CJ그룹의 다음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