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 ‘YP-P10’ 미국 임상 1/2상 실패···유유 “자문교수와 분석 후 방향 수립”
업계 일각, 임상 재도전에 무게중심···업계 일각 “성공 가능성과 임상 비용 고려해야”
휴온스, 2020년 이어 두 번째 복합제 임상 3상···연말까지 임상 진행 예정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제약업계에서 개발이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관련, 임상시험 재도전 여부를 고심하는 유유제약과 한차례 실패를 딛고 재도전을 진행 중인 휴온스가 주목받고 있다. 신약과 개량신약 차이점은 있지만 각각 임상을 진행하는 두 제약사 동향에 업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이 최근 미국 7개 병원에서 257명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조건으로 진행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YP-P10’의 임상 1/2상 시험 결과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YP-P10은 임상 1/2상 투약 종료 시점인 12주차에 접어들수록 1차 평가 지표인 TCSS(총각막염색지수)와 ODS(안구불편감)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지만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YP-P10은 2차 평가지표 중 하나인 셔머테스트에서 투약 후 15일 만에 눈물 분비량이 증가했으며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1.0% p=0.029, 0.3% p=0.013)를 나타냈다. 기존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눈물 분비 작용이 3~6개월부터 나타나는 것을 감안하면 YP-P10의 눈물 분비 효과는 신속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유유제약은 YP-P10 임상 1/2상 최종 종료 시까지 94.2%(242명) 참여율을 기록해 중도이탈율 5.8%(15명)에 불과한 점도 강조했다. 중도 이탈자 중 이상반응 관련 이탈률은 2.3%(6명)이다.
이처럼 미국 임상 1상과 2상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유유제약은 해외 교수들이 주축인 신약개발 자문단과 함께 임상 결과를 분석, 향후 방향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현재 검토 중이며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는 유유제약이 안구건조증 치료제 임상에 재도전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최근 일부 업체가 임상시험에 실패한 사례가 있지만 쉽지 않은 도전을 국내 제약사들이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세계적 규모의 제약사들도 실패한 신약이 안구건조증 치료제인데 한 두 번 실패로 기가 죽어서는 안 된다”라며 “최근 임상에 성공하지 못한 몇몇 제약사도 재도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업체 내부 사정과 임상 투자 비용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재도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특히 주로 미국에서 진행하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임상 비용은 해당 업체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제약사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 신중하게 임상 재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안구건조증은 안구 표면이 손상되거나 염증 등 사유로 눈물막이 과도하게 부족하거나 증발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효능 평가를 위한 뚜렷한 지표 설정과 효능 입증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1차 지표로 필요한 환자 설문도 주관적 요소가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임상시험에 골치를 앓는 대표적 질환에 꼽힌다.
이에 국내 제약업계에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소수인 상황이다. 이중 일부 제약사가 재도전을 하고 있는데 휴온스도 포함된다. 휴온스가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HU-007’은 3상만 두 번째인 물질이다. 지난 2015년 1월 연구를 시작한 HU-007은 2020년 임상 3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식약처가 보완을 요청하자 2021년 6월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임상 3상을 다시 신청, 같은 해 11월 3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 휴온스 관계자는 “첫 번째에 비해 두 번째 3상에서는 통계적 유의성 확보를 위해 피험자 숫자를 늘린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HU-007은 항염 작용을 하는 ‘사이클로스포린’과 안구 보호 작용을 하는 ‘트레할로스’를 복합한 안과용 점안제다. 올해 말까지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허가 목표 시점은 오는 2025년이다. 결국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는 국내 업체가 소수여서 개별 제약사 동향은 업계에서 중요사안으로 분석된다. 당장은 유유제약이 임상시험에 재도전 여부를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유제약은 미국 임상 결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해외 사례도 참고해 신중하고 현명한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