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구내식당에 신사업 캘리스랩 론칭
뉴 아워홈 시대 연 구 부회장, 첫 신사업에 주목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아워홈 남매의 난에서 승기를 잡은 구지은 부회장이 ‘뉴 아워홈’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아워홈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실적을 회복한 가운데 건강 맞춤형 식단 구독 서비스 ‘KALIS lab(캘리스랩)’을 선보였다. 캘리스랩은 구 부회장이 뉴 아워홈을 언급한 이후 첫 신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24일 아워홈은 개인별 건강 맞춤 정기 구독 서비스 ‘캘리스랩’을 론칭했다. 캘리스랩은 건강 진단 데이터와 라이프로그(일상생활 디지털 기록)를 기반으로 한 구독형 개인 맞춤 헬스케어 프로그램이다. 월 1회 구독 신청으로 4주간 개인별 맞춤 식단과 함께 다양한 건강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워홈 실적 추이 및 캘리스랩. / 자료=아워홈, 표=김은실 디자이너
아워홈 실적 추이 및 캘리스랩. / 자료=아워홈, 표=김은실 디자이너

캘리스랩은 개인 맞춤형 식단과 함께 인바디, 혈압, 스트레스 및 혈관 측정을 할 수 있다. 또 건강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전문 임상영양사의 1:1 영양 컨설팅은 물론, 주기적인 신체 계측, 건강 개선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캘리스랩 출범을 위해 아워홈은 MCP(Meal Care Platform) 사업부를 강화했다. MCP 사업부는 지난 2021년 단체 급식을 담당하는 사업부인 MC(Meal Care) 사업부 내 만들어진 조직으로 MC 사업부의 운영 전략과 신사업을 담당한다.

본격 론칭에 앞서 아워홈은 지난달부터 마곡 본사에 캘리스랩 건강 부스를 도입해 시범 운영했다. 캘리스랩을 구독한 아워홈 직원 정우영씨는 “건강식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다양하고 맛있는 메뉴가 제공돼 건강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기 수월했다”고 말했다.

김환선 아워홈 MCP사업부장은 “초개인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구내식당 역시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캘리스랩을 도입했다”며 “본사를 시작으로 전국 구내식당 등 B2B 채널을 중심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캘리스랩은 구 부회장이 구상한 뉴 아워홈의 첫 번째 신사업이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의 경영권, 배당, 지분 매각을 둘러싼 일명 ‘아워홈 남매의 난’ 다툼 속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승기를 잡았다. 현재 아워홈 주주는 구본성 전 부회장(지분율 38.56%), 구 부회장(20.67%), 구미현씨(19.28%), 구명진씨(19.6%)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구 부회장은 올 초 글로벌 사업 확대와 푸드테크 도입, 디지털 역량 강화를 핵심으로 한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아워홈 지분구조. / 자료=아워홈, 표=김은실 디자이너
아워홈 지분구조. / 자료=아워홈, 표=김은실 디자이너

특히 아워홈은 캘리스랩을 통해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8354억원, 영업이익 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44%, 109% 증가했다.

무엇보다 아워홈이 캘리스랩을 론칭한 배경에는 단체 급식시장과 관련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단체 급식시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비슷하고, 아워홈도 신규 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신사업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단체 급식시장 점유율은 삼성웰스토리가 28.5%로 가장 높고 아워홈(17.9%), 현대그린푸드(14.7%), CJ프레시웨이(10.9%), 신세계푸드(7%) 등 순이다.

다만 건강 맞춤형 식단 시장은 풀무원과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디자인밀, 그리팅 등으로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이로써 건강 맞춤형 식단 시장의 후발주자인 아워홈이 빈틈을 파고들 수 있을지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풀무원의 디자인밀은 생애·생활주기 맞춤식단 구독 서비스다. 최근에는 암경험자들의 건강한 회복을 위한 건강간편식까지 선보이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그리팅도 케어푸드 전문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리팅은 케어푸드 간편식을 비롯해 암 수술 후 회복을 돕는 암환자식단, 당뇨식단, 고혈압식단 등 건강 맞춤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워홈은 경쟁사와 달리 구내식당의 한 코너로 캘리스랩을 운영한다. 풀무원이나 현대그린푸드보다 고객 확보가 수월하다는 의미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내식당에서도 소비자들이 채식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단백질, 개인 질병 건강 관리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며 “근무형태가 다양해지듯 식단도 개인 기호에 맞는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 캘리스랩을 구내식당의 코너로서 적용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개인의 취향, 생애 주기,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식품을 선택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는 추세”라면서 “개인 기호에 맞는 식단을 간편식으로 사업을 키우는 것이 시장 확장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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